몇 해 전 베러위켄드 기사로 노스페이스(The North Face)의 RENEWED 컬렉션에 대한 기사를 접하면서 관심을 갖고 있다가 이번에 RENEWED 제품을 처음으로 구매해봤다. RENEWED에서는 수거된 TNF의 제품을 세척, 수선 등 보수하여 재상품화 된 제품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 Patagonia의 WORN WEAR와 비슷하다.
RENEWED 제품은 컨디션에 따라서 LIKE-NEW, RECONDITIONED, REMADE로 구분되어 있는데, 분류별 설명은 대략 아래와 같다.
Ventrix Jacket과 Paramount Trail Convertible Pants를 구입했다. 둘 다 LIKE-NEW.
벤트릭스 재킷은 국내 노스페이스에서는 취급하지 않는 제품인데, 아크테릭스의 아톰 LT, 파타고니아의 나노에어와 비슷한 질감의 합성 충전재가 들어간 재킷이다. 여름이나 간절기에는 보온용으로, 겨울에는 미들 레이어, 운행용으로 활용할 예정이지만 디자인과 컬러가 무난해서 출퇴근용으로 가장 자주 활용할 것 같다. 새것은 199달러지만 RENEWED 제품은 100달러에 구입할 수 있었다.
Paramount Trail Convertible Pants는 허벅지 부분 지퍼를 분리하면 반바지로도 활용할 수 있는 바지다. Cayl의 2 way 팬츠를 오랫동안 잘 사용했기 때문에 이런 방식의 팬츠를 좋아하는데, 35달러로 가격이 착해서 원래 계획에 없었지만 충동적으로 구입했다. 신규 가입 10% 쿠폰까지 해서 121.5달러에 구입했고 배송비까지 총 15만 원 정도를 지출했다. 재킷과 바지까지 15만 원이면 괜찮은 가격이다.
Ventrix Jacket
'LIKE-NEW'라고 해도 재활용된 제품이기 때문에 상태가 별로이지 않을까 걱정이 되었다. 일주일이 좀 지났을 무렵 도착했는데, 외관상 별다른 하자가 없고 어떠한 냄새도 특별히 나지 않는 '새것과 같은' 상태가 맞았다. 벤트릭스 재킷은 딱 의도했던 핏이 나와서 마음에 들었고, 바지는 미국 사이즈라고 너무 클까 봐 걱정이었는데 오히려 너무 작았다. 허리도 작고 허벅지 부분도 살짝 타이트해서 움직임이 불편해 내가 입는 건 포기. 직구는 마찬가지겠지만 사이즈 선택이 신중해야 할 것 같다.
밴드로 허리 사이즈가 조절이 가능한 덕분에 의외로 와이프에게 허리가 맞았는데, 대신 길이가 너무 길어서 집에서 대충 수선을 했다. 아무래도 전문적으로 수선할 실력은 못되어서 재봉이 시원찮긴 하지만..
Before
After
괜찮은 품질의 제품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기 때문에 합리적인 소비를 원한다면 TNF의 RENEWED 제품은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 비싼 새 제품은 애지중지 착용하게 돼서 주객이 전도되는 느낌이 있는데, 이건 뭔가 부담 없이 막 입을 수 있을 것 같달까?
TNF의 RENEWED나 Patagonia의 WORN WEAR 와 같은 프로그램이 실제로 환경보호에 얼마나 기여하는지 알 수 없지만 아웃도어 브랜드가 가져야 할 윤리관이나 추구해야 할 가치가 어떤 것인지 잘 드러내고 대중들로 하여금 긍정적인 인식을 갖도록 하는 꽤 괜찮은 홍보 수단이라고 생각한다. 아웃도어 애호가들의 환경에 대한 인식이 나날이 발전하는 시점에서, 국내 아웃도어 업계도 당장의 매출 신장을 위해 유명 연예인을 앞세운 홍보를 지속 하기보다는 장기적 관점에서 브랜드 인식 전환을 위한 고민과 행동이 필요해 보인다. 브랜드는 이미지 개선에도 도움이 되고 소비자는 합리적인 구매를 할 수 있어 좋다.
이동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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