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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베러위켄드는 살로몬(Salomon) 스토리를 통해 그래블 러닝이라는 개념을 소개했습니다. 당시의 질문은 “그래블 러닝이란 무엇인가?”에 가까웠습니다. 로드와 트레일 사이, 도시와 자연 사이, 포장도로와 비포장길 사이에서 이루어지는 달리기. 그리고 그것을 단순한 지형의 문제가 아니라, 길을 대하는 하나의 태도로 바라보았습니다.

 

이제 그 질문은 조금 달라졌습니다. 그래블 러닝을 위한 신발은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요? 그 질문에 대한 하나의 대답처럼 등장한 제품이 있습니다. Pas Normal Studios x Salomon GRVL Concept입니다.

 

 

그래블 러닝이 제품이 되기 시작했습니다

그래블 러닝은 처음부터 명확한 카테고리로 존재했던 장르는 아닙니다. 로드 러닝화로 달리기에는 조금 불안하고, 트레일 러닝화를 신기에는 조금 과한 길. 아스팔트에서 시작해 공원길을 지나고, 자갈이 깔린 임도를 통과한 뒤 다시 도시로 돌아오는 움직임. 그래블 러닝은 그런 애매한 지점에서 시작됩니다.

 

그래서 이 장르는 단순히 ‘자갈길을 달리는 것’으로만 설명되기 어렵습니다. 오히려 로드와 트레일을 나누는 기준을 조금 느슨하게 만들고, 오늘의 길이 어디로 이어질지 모르는 상태를 받아들이는 방식에 가깝습니다.

 

GRVL Concept는 바로 그 애매한 영역을 신발로 해석한 제품입니다. 완전히 매끈한 도로만을 위한 로드화도 아니고, 깊은 산길을 강하게 파고드는 전형적인 트레일화도 아닙니다. 대신 두 영역 사이에서 계속 변화하는 노면을 상대합니다.

 

 

사이클링에서 온 그래블의 감각

이번 협업이 더 흥미로운 이유는 상대가 전통적인 러닝 브랜드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Pas Normal Studios는 덴마크 코펜하겐을 기반으로 하는 사이클링 브랜드입니다. 특히 로드 사이클링과 그래블 바이크 문화 사이에서 자신들의 미학을 선명하게 구축해온 브랜드입니다.

그래블이라는 단어는 자전거 문화에서 먼저 강한 정체성을 얻었습니다. 로드바이크처럼 빠르게 달리지만, 포장도로만을 고집하지 않습니다. 흙길과 자갈길, 임도와 시골길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입니다. 경계를 넓히는 방식입니다.

 

살로몬과 파스 노말 스튜디오의 GRVL Concept는 이 감각을 러닝화로 옮겨온 시도처럼 보입니다. 그래블 바이크가 로드와 산악자전거 사이의 영역을 넓혔다면, 그래블 러닝화는 로드 러닝과 트레일 러닝 사이의 영역을 새롭게 바라보게 합니다.

 

 

과하지 않은 접지, 충분한 추진력

GRVL Concept의 방향은 꽤 분명합니다. 빠르게 달릴 수 있어야 하지만, 포장도로에만 머물지 않아야 합니다. 안정적이어야 하지만, 무겁고 둔한 트레일화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그래서 러그는 깊지 않습니다. 거친 산악 지형을 강하게 물고 올라가는 용도라기보다, 자갈길과 임도, 단단한 흙길에서 필요한 만큼의 접지를 제공합니다. 포장도로 위에서도 지나치게 이질적이지 않은 밸런스를 의도한 것으로 보입니다.

미드솔과 플레이트 구성은 더 공격적입니다. PEBA 기반의 슈퍼크리티컬 폼, 듀얼 풀렝스 카본 에너지블레이드, Quicklace 시스템, 내장형 게이터 등이 적용되었습니다. 단순한 라이프스타일 협업 제품처럼 보이지만, 구조적으로는 꽤 기능적인 러닝화입니다.

물론 이 신발은 알파인 트레일이나 테크니컬한 산악 지형을 위한 모델은 아닙니다. 오히려 그 반대에 가깝습니다. 산으로 완전히 들어가기 전, 혹은 도시로 완전히 돌아오기 전. 그 사이의 길을 위한 신발입니다.

 

한국의 길과 잘 맞는가?

그래블 러닝이라는 개념은 한국에서도 꽤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질 수 있습니다. 우리는 산과 도시가 아주 가까운 환경에 살고 있습니다. 집 앞 도로에서 출발해 천변을 지나고, 공원길과 둘레길을 거쳐 흙길을 밟는 루트가 어렵지 않습니다.

 

꼭 먼 곳으로 떠나야만 그래블 러닝이 시작되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일상의 경로 안에서 더 자주 발견됩니다. 아스팔트와 흙길이 이어지고, 계단과 임도가 섞이며, 잘 닦인 길과 불규칙한 노면이 반복되는 곳. 그런 루트에서는 로드화와 트레일화 사이의 선택이 늘 애매해집니다.

 

GRVL Concept는 그 애매함을 문제로 보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 애매함 자체를 하나의 카테고리로 받아들입니다. 그래서 이 신발이 던지는 질문은 단순하지 않습니다.

  • 우리는 꼭 로드화와 트레일화를 명확히 나눠 신어야 할까요?
  • 도시와 자연이 이어지는 루트에서는 어떤 신발이 더 자연스러울까요?
  • 그리고 러닝화는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은 지형을 동시에 받아들일 수 있을까요?

 

베러위켄드 관점

Pas Normal Studios x Salomon GRVL Concept는 하나의 협업 제품입니다. 하지만 동시에 그래블 러닝이 다음 단계로 넘어가고 있다는 신호처럼 보입니다.

 

처음에는 개념이었습니다. 그다음은 문화가 되었습니다. 이제는 장비가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그래블 러닝은 기록을 위한 새로운 종목이라기보다, 길을 대하는 새로운 방식에 가깝습니다. 정해진 코스를 빠르게 통과하는 것보다, 오늘의 길이 어떤 노면으로 이어질지 받아들이는 태도입니다. 포장도로와 자갈길, 도시와 숲길, 러닝과 사이클링 문화가 겹치는 지점에서 만들어지는 새로운 감각입니다.

 

GRVL Concept는 그 감각을 신발로 만든 사례입니다. 로드와 트레일 사이. 러닝과 그래블 바이크 문화 사이. 그리고 기능성과 스타일 사이. 그동안 애매하다고 여겨졌던 영역이 이제 하나의 장르가 되고 있습니다. 그래블 러닝은 더 이상 설명만 필요한 개념이 아닙니다. 이제 신을 수 있는 형태로 우리 앞에 있습니다.

 

국내 출시는 5월 29일 11시이며, 가격은 39만원으로 책정되었습니다.

Author

강선희
  • Chief editor

'Salomon Grvl' 시리즈 보기

  • 1. 로드와 트레일 사이의 신발 Pas Normal Studios x Salomon GRVL Concept
  • 2. [Salomon Story] 그래블 러닝이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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