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갑은 어떻게 방수가 되는 걸까? 제조사가 설명하는 2레이어는 어떤 방식으로 설계된 걸까?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블랙다이아몬드(Black Diamond)의 아크 글러브를 직접 분해해 보았다.

아크 글러브는 원래 마운틴 카테고리(등산, 백패킹 등)의 글러브이지만 오일 가공된 손바닥 덕분에 그립력이 뛰어나 빙벽등반에서 많이 사용되고 있다. 나 또한 템리스 282(쇼와) 글러브나 터미네이터 글러브(블랙다이아몬드)를 사용하기 전까진 빙벽등반을 할 때 아크 글러브를 주력으로 사용하였다. 기본적인 제품에 대한 설명을 하였으니 본격적으로 장갑을 해부해 보자.
손등 부분은 메시와 가죽이 혼합된 소재로 이루어져 있으며 엄지 부위는 특수 처리된 누벅 같은 소재가 사용되어 고글을 닦거나 콧물을 닦을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손바닥은 끈적한 코팅 처리가 되어 있어 그립력이 강화되어 있었고 손가락 부위는 손톱의 몸통까지 감싸 덮는 형태로 제작되었다. 일반적인 글러브는 보통 손톱 부근에서 봉제되지만 이 글러브는 손톱의 몸통까지 바닥면이 올라와 있는 독특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이는 봉제 난이도를 높이는 설계이지만 장비를 다루는 특성을 고려해 이물감을 최소화하려는 디자인적 배려로 보인다.







손톱의 몸통까지 감싸 덮는 형태로 제작된 손바닥
봉제 상태를 살펴보니 손바닥 부분부터 분해하는 것이 가장 적절해 보였다. 손바닥 부분의 봉제를 조심스럽게 제거하자 흰색 멤브레인(BD Dry)이 나타났다. 하지만 이를 잡아당겨도 쉽게 분리되지 않았으며 더 넓은 범위를 분해해 보니 멤브레인이 손가락 끝부분의 필름 같은 소재를 통해 외피와 봉제되어 있었다. 이는 바늘구멍으로 인해 방수 기능이 저하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설계로 보인다.

손목 부분은 멤브레인과 내피가 직접 봉제되어 있었으며 이를 제거하자 흰색 인슐레이션(보온재)과 검은색 메시 내피가 함께 분리되었다. 흥미로웠던 점은 내피와 분리하자 멤브레인의 크기가 글러브의 몇 배나 커졌다는 것이다. 또한 신축성이 뛰어나 찢어지지 않았으며, 완벽한 방수 성능을 유지했다.



멤브레인은 브랜드 로고나 상표 없이 단순한 흰색 필름 형태였으며 무게는 6g이었다.




내피의 손등 부분에는 흰색의 솜이 봉제되어 있었지만 손바닥에는 존재하지 않았다. 이 흰색 솜이 바로 3M사의 신슐레이트(Thinsulate) 보온재다. 무게 측정 결과 내피는 8g, 보온재는 1g이다.

3M™ Thinsulate™ Insulation
내피는 검은색의 메시 소재로 촘촘하고 단단한 느낌이었지만 사방으로 신축성이 있었다. 제조사가 설명하는 트리코트 라이닝(Tricot Lining)이 바로 이 부분인 것으로 보인다. 또한, 보온재는 오직 손등 부분에만 적용되었는데 이는 이 글러브의 주 사용 환경을 고려한 설계라고 할 수 있다. 장비를 다룰 일이 많은 환경에서 손바닥에 보온재가 추가될 경우 그립력이 저하될 위험이 있다.




제조사가 설명하는 40g의 보온재 무게는 평방미터의 무게이다
모든 분해가 완료되었다. 흥미로웠던 점은 봉제가 상당히 촘촘했다는 점, 멤브레인의 크기, 그리고 손등에 얇게 얹힌 보온재다. 아크 글러브는 보온성보다 방수 성능을 최우선으로 고려한 설계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블랙다이아몬드는 역시 아웃도어 장비에 진심인 브랜드다. 아이스 클라이밍은 아웃도어 시장에서도 소수의 카테고리에 속하지만 이들을 위해 이 정도의 정성을 들여 글러브를 제작했다는 점에서 브랜드의 방향성이 확실히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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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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