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 아그네스(Big Agnes)의 22년 신제품 중에 가장 즐거운 경험을 꼽으라면 로스트 레인저 침낭이 아닐까 싶습니다. 3N1 콘셉트로 출시된 이 시리즈는 기온 상황에 따라 세 가지 모드로 대응 할 수 있습니다. 그중에 UL 버전(Lost Ranger UL 3N1 -18℃)을 테스트 하였고 지난 겨울부터 지금까지 모든 계절을 경험해보았습니다.
로스트 레인저 UL의 충전재는 PFC가 없는 발수 가공된 다운텍(DownTek™) 850필파워 덕 다운이 충전되어 있습니다. 침낭은 내피, 외피로 구성되며 레귤러 사이즈 기준 내피 454g, 외피 227g, 총 652g이 충전되어 있습니다.
덕 다운이 구스 다운보다 우수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테스트하는 동안 충분한 보온 성능을 제공했습니다. 제품 이름에 화씨 0도를 표기하고 있는 만큼 섭씨 영하 18도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침낭이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다운 의류를 함께 사용하면 대부분의 국내의 겨울철 환경에서 사용할 수 있습니다. 테스트 기간 중 가장 추운 기온은 영하 21도였으며, 다운재킷과 팬츠를 착용한 상태에서 문제없이 수면이 가능했습니다.
로스트 레인저의 가장 큰 특징이자 장점은 3가지 방식으로 침낭을 사용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겨울에는 내피와 외피를 결합하여 사용하고, 초겨울의 기온에서는 내피만 단독으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외의 계절에는 외피만 단독으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내피와 외피 모두 보온성을 저하 시키는 요소가 존재하는데 외피의 경우 매트와 결합 시 사이드가 취약해집니다. 내피의 경우 넥 칼라에 드래프트 튜브와 조임 장치가 추가로 없기 때문에 침낭 내부로 냉기가 유입되거나 온기가 유실될 수 있습니다. 다운재킷을 착용할 경우 해결되는 문제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이 부분에 대한 보완이 있으면 더 좋겠습니다.
외피와 내피를 함께 사용할 경우 이러한 단점을 어느 정도 보완합니다. 외피는 침낭에 이불을 덮어 놓는 효과가 있어 안면부위를 필요에 따라 가리기 용이하고 취약한 목 부위를 차단할 수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특별한 조절 장치가 없이 이불을 사용하듯이 답답하지 않게 온도 조절을 할 수 있어 편리했습니다.
침낭 리뷰에 가장 큰 어려움은 추위에 대한 체감 정도의 개인차가 심하기 때문에 단정할 수 없지만 대부분의 기온에서 모두 사용할 수 있는 하나의 침낭이라 할 수 있습니다.
단순하게 두 개의 침낭을 레이어드하는 개념이었다면 이 침낭은 큰 매력이 없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로스트 레인저 시리즈의 장점은 최적화된 시스템에 있습니다. 그리고 상황에 따라서 두 명이 나누어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빅 아그네스의 퍼셀 퀼트 침낭의 스냅 시스템은 단 하나의 매트 사용을 강요하였지만 로스트 레인저의 권장 매트 사이즈는 51 - 76 x 183 - 198cm으로 와이드 및 롱 사이즈까지 거의 모든 크기의 싱글 패드에 대응할 수 있는 결합 방식을 가지고 있습니다. 모서리를 거치하고 하나의 코드락으로 조절하는 방식으로 빠른 설정이 가능합니다.
외피는 양방향 지퍼를 적용하여 온도 조절이 용이하다.
UL 버전은 일반 버전과 다르게 왼쪽에만 걸림 방지 지퍼가 적용되어 있고, 양방향 지퍼를 활용하면 온도 조절이 용이합니다. 머리 쪽에 슬리브가 있는데, 이것은 이 침낭만의 또 하나의 킬링 포인트입니다. 필로우를 삽입할 수 있는 디테일로 대부분의 휴대용 필로우에 대응하며 고정시킬 수 있습니다. 패드에서 필로우가 이탈하는 경우가 빈번하지만 이 침낭에서는 더 이상 경험하지 못하게 됩니다.
늦가을까지 단독으로 사용할 수 있으며, 여름철에는 매트와 결합하지 않고 이불처럼 사용할 수 있습니다.
재킷 스타일의 후드로 디자인된 내부 침낭은 절반만 열리는 가운데 지퍼가 적용되어 있습니다. 외피와 다르게 걸림 방지 지퍼는 아닙니다. 따라서 외피 지퍼에 비해 작동이 유연하지 않습니다. 특히 내릴 때 한 번씩 걸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내부는 드래프트 튜브로 온도 손실을 방지하도록 되어있습니다.
기존의 사이드와인더 침낭처럼 옆으로 자는 사람에게 편안하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답답함은 없었지만 사람에 따라 다소 작다고 느낄 수도 있습니다. 사람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영하 7~10도 정도까지의 아주 낮지 않은 기온에서는 단독으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쉘 원단으로 사용된 Ultralight ripstop nylon 경량성을 위해 매우 얇은 원단이 적용되었습니다. 때문에 다루는데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또한 이 원단은 습기에는 취약하기 때문에 젖지 않도록 보관해야합니다.
로스트 레인저 UL은 두 개의 수납 옵션을 제공합니다. 메시 보관 주머니와 수납 주머니입니다. 수납 주머니는 다소 여유 있는 크기로 기본 구성으로는 작게 포장할 수 없습니다. 세 가지 구성으로 작동하는 만큼 독립적인 상황에서 사용할 수 있는 최적화된 파우치 구성이 있었다면 더 좋았을 것입니다.
로스트 레인저 3N1은 UL 버전과 일반 버전이 있습니다. 일반 버전의 경우 로스트 레인저 3N1 -9℃이 국내 출시되었으며, 650필파워 다운텍 덕 다운이 충전되어 있습니다. 일반 버전의 외피는 양쪽에 지퍼가 모두 적용되어 있으며, 압축이 가능한 파우치가 제공됩니다. 가격은 530,000원입니다.
UL의 경우 -18℃ 외에 -9℃ 모델도 있습니다. 충전재는 동일하며, 충전량에 차이가 있습니다. 총 425g으로 내피 227g, 외피 198g가 충전되어 있습니다. 특히 내피의 충전량 차이가 큽니다. 가격은 79만원으로 -18℃ 95만원에 비해 16만원정도 저렴합니다. 하지만 4계절 모두 사용할 수 있는 백패킹을 위한 단 하나의 침낭을 찾고 있다면 UL -18℃ 모델이 좋은 선택입니다.
Lost Ranger UL -18° | Lost Ranger UL -9° | Lost Ranger -9° | |
온도 | 영하18도 | 영하9도 | |
사이즈 | Regular | ||
충전재 | DownTek™ | ||
필파워 | 850 FP | 650 FP | |
- 내피 | 454g | 227g | 255g |
- 외피 | 227g | 198g | 283g |
- 총 | 652g | 425g | 539g |
내피 무게 | 794g | 454g | 567g |
외피 무게 | 510g | 510g | 680g |
총 무게 | 1.33kg | 992g | 1.28kg |
가격 | 950,000원 | 790,000원 | 530,000원 |
*Lost Ranger UL -18° 실제 측정 무게 : 내피 807g /외피 524g / 총 무게 1.33kg
처음 로스트 레인저 3N1 침낭 소식을 접했을 때 참신한 시스템이 큰 흥미를 느꼈습니다. '과연 단 하나의 침낭으로 모든 계절을 만족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과 기대감이 가장 컸습니다. 그래서 다른 제품들보다 테스트 기간이 길었습니다. 보통 침낭은 가을과 겨울철에만 테스트하기 마련인데 1년 동안 꾸준히 사용한 침낭이었습니다.
빅 아그네스의 이 모듈식 침낭은 어찌 보면 레이어드라는 단순한 개념이지만 최적화가 잘 되었습니다. 수면 패드에서 떨어지지 않도록 완벽히 작동하며, 보온 의류를 함께 착용하면 국내의 거의 모든 기온에 대응할 수 있습니다. 내피는 특히 자세를 좌우로 바꾸며 수면하는 사람들에게 유의미하게 설계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필로우 고정 슬리브는 이 침낭을 더 사랑스럽게 합니다. 캠핑, 백패킹 등 다양한 활동과 계절에 하나의 침낭을 찾고 있다면 이 침낭은 만족스러운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권장기온 ~ -18℃
강선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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