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다이아몬드(Black Diamond)의 빌레이 파카는 BD 합성 단열재 카테고리에서 가장 따뜻한 재킷입니다. 하지만 무겁고 큰 수납사이즈 때문에 이 재킷의 활용에 대해서 많은 고민하였습니다.
빌레이 파카와 퍼스트 라이트 스트레치 후디
이 재킷은 확실히 따뜻합니다. 합성 단열재인 써모라이트가 2레이어로 제곱미터당 200g 들어가 있습니다. 보통 운행용 합성 재킷들에 60g/m2 가 충전돼있는 것을 생각하면 엄청난 양의 단열재가 들어가 있는 것입니다. 추운 날씨에 합성 단열재 재킷만 단독으로 착용하고 자는 경우가 있을 것이라곤 생각하지 못했는데 빌레이 파카를 테스트하면서 경험했습니다.
이 재킷은 영하 10이하에서 다운재킷만큼 충분히 따뜻합니다. 빌레이 파카에 사용된 써모라이트는 높은 로프트의 HL Eco-Made는 단열재 재료로 35%의 재활용 재료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써모라이트는 가격 대비 성능이 좋은 단열재로 알려져 있으며, 이 재킷이 저렴하면서도 많은 충전량이 들어갈 수 있었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생각됩니다.
착용한 M사이즈의 실제 측정 무게는 약 885g으로 평소 착용하는 다운재킷에 비해 300g 무거우며, 겨울철 주로 사용하는 침낭들에 비해서도 무겁습니다. 사실상 이동을 동반한 활동에 적합한 무게는 아니며, 당일 산행이라고 하더라도 휴식 중에 수납이 용이하고 가벼운 다운재킷을 착용한 것이 더 맞습니다. 빌레이 파카지만 역시 어프로치가 거의 없는 등반에서 빌레이 용도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사이즈 비교 : 가운데 빌레이파카, 왼쪽 비젼 파카, 오른쪽 리컨 미트
수납의 경우 재킷을 처음 본 순간 패킹이 되기는 할까?라는 의구심이 들었지만 예상보다 압축성은 좋은 편으로 5~6리터 정도로 수납이 됩니다. 하지만 문제는 역시 무게입니다.
페이스 패브릭은 PFC가 없는 DWR 마감 처리되어 발수성을 가집니다. 완전한 방수는 아니지만 습기에 강한 합성 단열재와 더불어 지속적으로 눈이 내리는 상황 또는 습한 환경에서도 보온력을 잃지 않으며 계속 착용할 수 있습니다. 후드는 안면 커버력이 좋은 형태를 하고 있으며 이것을 좋아합니다. 방풍성도 좋아 바람이 부는 상황에서도 효과적으로 대응됩니다.
쉘에 사용된 50데니어의 두꺼운 원단은 충분한 내구성을 제공합니다. 재킷을 입고 있는 동안 나뭇가지 찔림이나 바위 등과의 마찰에 의한 손상에 대한 걱정을 하지 않았습니다. 재킷은 무겁지만 좋은 내구성을 가진 재킷입니다.
50D Ripstop woven (80g/m2, 100% Polyester)
헬멧을 지원하는 후드는 넉넉한 사이즈이며, 한 개의 드로 코드로 조절할 수 있습니다. 비젼 다운 파카와 같은 방식이지만 빌레이 파카의 경우 얼굴 쪽에 지지력을 갖는 형태로 입주변을 커버하는데 용이했습니다. 후드에도 동일한 충전량을 가지고 있어 따뜻하고 안락합니다.
외부에는 양쪽 사이드에 지퍼가 있는 핸드 포켓이 있고 왼쪽 가슴에 외부 지퍼 포켓이 있습니다. 내부에는 좌우에 두 개의 대형 포켓이 있어 리컨 미트 같은 커다란 겨울 장갑을 안정적으로 수납할 수 있습니다. 핸드 포켓의 손등 부위는 마이크로 플리스가 적용되어 피부와 접촉 시 포근하고 좋은 느낌을 줍니다. 외부 포켓은 지퍼가 노출된 형태로 방수 지퍼는 아닙니다. 휴대폰이나 귀중품을 수납할 수 있지만 지속적으로 눈이 내리는 상활이라면 침수에 신경을 써야 합니다.
비젼 파카와 마찬가지로 빌레이 파카 역시 소매에는 벨크로같이 조절 장치는 없으며 탄성 밴드만 적용되어 있습니다. 비젼 파카보다 더 긴 길이를 가지고 있어 손을 더 많이 가리는 형태입니다. 메인 지퍼는 양방향으로 내부 포켓, 미드 레이어 핸드 포켓, 빌레이 장비 등의 접근이 용이하며, 남성의 경우 화장실에서도 유용한 게 작동합니다. 하단에는 스냅 버튼으로 고정할 수 있습니다. 밑단은 양쪽에 드로 코드를 이용하여 조절할 수 있습니다.
릴랙스 핏의 빌레이 파카는 박시한 핏으로 비젼 파카의 릴랙스보다 더 릴랙스 한 핏이라고 해야 정확한 표현입니다. 미드 레이어를 착용하기 좋은 사이즈이며 다운재킷을 아래에 입을 수도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M사이즈를 착용하였고 팔 길이가 좀 긴 거 아닌가 했는데 긴 소매의 디자인은 의도된 것으로 더 작은 S사이즈를 생각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리고 이 재킷 밖으로 레인 쉘 같은 것을 입기란 어려운 일입니다.
빌레이 파카를 처음 테스트했을 때 혼란스러웠습니다. 하이킹에서 활용할 경우 수납과 무게는 제일 중요한 요소로 빌레이 파카는 어느 것도 충족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테스트하는 동안 마침 눈 오는 날 캠핑을 하는 일이 있었고 이 재킷이 어떤 상황에 활용성이 좋은지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고출력의 활동보다는 다소 정적인 활동을 하는 경우, 습기에 노출될 경우이며, 겨울철 캠핑이나 어프로치가 거의 없는 아이스 클라이밍 빌레이에 좋은 재킷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국내의 경우 얼음낚시, 플라이낚시 등에서도 활용할 수 있겠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빌레이 파카는 충분히 따뜻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30만원 정도의 가격으로 저렴합니다. 무게감은 있지만 일상에서 착용하기 무리가 없으며, 본인의 야외 활동 스타일에 맞게 사용할 수 있다면 괜찮은 겨울 보온 재킷으로 활용될 수 있습니다.
강선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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