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드라팩(HydraPak)은 하이드레이션 시스템과 워터 스토리지 전문 브랜드로 특히 소프트 타입 플라스크가 유명합니다. Salomon, Ultimate Direction, Katadyn, Nathan 등 유명 브랜드의 소프트 플라스크 타입은 모두 하이드라팩을 사용하고 있을 정도로 신뢰할만한 품질로 유명합니다.
하이드라팩의 스토우(Stow)는 소프트 타입의 물주머니로 500ml, 1L 두 가지 사이즈가 있습니다. 데일리 사용을 목적으로 한다면 500ml를 선택했겠지만 멀티 데이용으로 생각했기 때문에 500ml보다는 1L를 선택하였습니다. 냉동이 가능하고 최대 60도 온도의 물을 넣을 수 있습니다. 100% BPA, PVC Free 제품입니다.
가장 이목을 끌었던 것은 캡과 개구부였습니다. 이 중으로 설계된 캡은 상단부를 돌려 물이 나오게 할 수 있고 바로 음용할 수 있으며, 누르는 강도에 따라 세기가 조절되어 입에 직접 닿지 않고도 사용할 수 있습니다. 하단부를 돌리면 완전히 개방되어 물을 담을 수 있습니다.
캡은 우연히 열리더라도 물 주머니에 직접 압력이 가해지지 않는 한 물이 새지 않도록 노즐에 누출 방지 기능이 있습니다. 이런 기능보다 스토우가 더 눈에 띄었던 건 개구부 사이즈가 소이어 미니 워터 필터와 맞을 것 같다는 생각 때문이었는데, 브랜드 역시 Sawyer Squeeze, Sawyer Mini 등과 호환이 가능하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국내 수입사 제품 설명에는 이런 부분을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28mm 개구부
처음 제품을 받은 후 소이어 필터와 연결해보니 체결이 쉽지 않았습니다. 소이어 필터보다 스토우의 입구 지름이 더 커서 호환이 안 되는 것이 아닌가라고 판단했습니다. 하지만 몇 차례 결합과 해체를 반복하니 필터 쪽의 나사산이 조금씩 깎이면서 스토우와 연결이 가능했습니다.
플라스틱 소재의 소이어 필터 나사산이 깎이다 보니 이렇게 되면 기존의 호환되던 에버뉴 워터캐리나 플래티퍼스 플래티 같은 물주머니에 체결 시 헐거워지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초반에는 결합 후 연결 부위 사이로 누수가 있었지만 정수는 잘 되었습니다. 전용 파우치 역시 연결부에서 누수가 있었기 때문에 큰 문제는 아니었지만 역시 스토우와 체결 시 힘이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불만이 있었습니다.
사용을 계속하다 보니 체결 시 여전히 빡빡한 감이 있지만 더 이상 필터 쪽에서 가루가 나오지 않고 불편하다는 느낌도 덜해졌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부드러운 소재 덕분에 소이어 전용 주머니나 에버뉴 워터 캐리 같은 것들 보다 물을 짜내기가 월등히 편했습니다.
연결부 누수 현상도 없어졌는데, 앞으로 계속 스토우로만 정수할 것이라고 결정하니 기존 스토리지와 연결에 관한 고민은 이내 사라졌습니다. 28mm 개구부를 지원하는 사양 치고는 연결이 쉬운 것은 아닙니다만, 결합 시 연결부 누수 현상을 최소화하기 위한 설계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소프트 타입의 플라스크의 가장 큰 단점은 물맛에서 특유의 냄새가 나는 것인데, 스토우는 기존에 사용했던 다른 소프트 타입 플라스크보다 그것이 덜 했습니다. 하지만 물 자체의 맛은 날진과 같은 물통이 더 좋습니다. 플라스틱 소재의 물통 대부분은 맛과 향이 들어간 음료의 특성을 유지하려는 성질을 갖기 때문에 스토우 역시 물병 전용으로 사용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또 무엇을 타서 먹기에는 입구가 좁아서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실측 무게는 약 54 g으로 에버뉴 Water Carry 900ml 29 g, 1.5L 36 g, 플래티퍼스 SoftBottle 1L 40 g, Platy 2L 40 g, DuoLock 1L 40 g 보다 무겁습니다. 뚜껑 8 g, 고리 4 g으로 무게 상승의 원인인데 고리를 제거하면 4 g을 줄일 수 있지만 계곡에서 물을 뜰 때 손이 물에 잠기지 않도록 하고 거치하거나 수납할 때 편리하므로 유지하는 게 좋습니다.
하이드라팩의 소프트 플라스크 내구성은 신뢰합니다. 내마모성이 뛰어난 TPU(열가소성 폴리 우레탄)으로 만들어진 스토우의 물주머니는 이전까지 사용하던 나일론과 폴리에틸렌으로 만들어진 필름 타입(에버뉴 워터 캐리, 플래티퍼스 플래티)보다 내구성이 뛰어나다고 판단했습니다. 이런 타입의 경우 접었다 폈다를 반복하거나 압력을 가하는 행위가 반복될수록 내구성이 약화되며, 모서리 등이 마찰에 의해 마모되어 필름 구조가 손상되며 벌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스토우는 그럴 염려가 없습니다.
고리를 이용하여 거치할 수 있고 배낭 등에서 이탈하지 않도록 카라비너 따위를 연결할 수 있으며, 수납 시 고정할 수 있는 역할까지 합니다. 물을 뜰 경우에도 활용할 수 있습니다. 주머니에 눈금이 있어 물의 양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습니다. 누출 방지 캡은 사용의 편의를 더 하며, 29mm 필터까지 연결되기 때문에 편의성이 상당히 좋은 제품입니다.
손잡이 고리는 편리하다.
스토우 1L의 가격은 24,000으로 에버뉴 워터 캐리 900 ml 13,000원, 1.5L 15,000원, 2L 17,000원 보다 비쌉니다. (수입사 소비자가 기준) 미국 가격 기준 스토우 1L는 $17로 에버뉴 워터 캐리 $11.95 / 12.95 / 13.95에 비해 비쌉니다. 내구성과 사용의 편리함을 생각하면 상쇄할 수 있는 가격이라고 생각합니다.
28mm 개구부의 하이드라팩 스토우는 소이어 필터와 호환이 되기 때문에 물통과 정수 장치로 활용이 가능합니다. 최소한의 구조로 디자인되어 있고, 사용하지 않을 경우 콤팩트하게 수납할 수 있습니다. 누출 방지 노즐로 설계된 캡은 의도한 상황에서만 열리며, 열려있더라도 압력이 가해지지 않으면 흘러나오지 않습니다. 사용 초기 필터 연결 시 어려움이 어느 정도 있고 다소 비싼 가격은 단점이지만 소이어 필터와 호환되는 스토리지 중에는 내구성과 물을 짜내는 행위가 편하기 때문에 접이식 물통 중에 스토우가 가장 좋다는 결론입니다.
강선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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