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제로그램에서 COMPORT와 UL 두 가지 타입으로 자충매트를 출시했다. 국내에서 매트를 처음 만들어 낸 것은 아니지만 사실 기대가 되었다. 단순히 캠핑을 위한 매트는 많지만, 하이킹 트레킹 환경을 고민해서 접근한 국내 브랜드 제품은 많지 않기 때문이다.
매트, 파우치, 리페어킷 (매트의 앞면과 바닥면의 패치) 이런 구성품이 포함되어 있다.
날진 1L 물통과 비교했을 때 트레일 블레이저 UL이 조금 큰 부피감을 갖고 있다. 배낭에 넣기에 부담스러운 부피감은 아니다. 백패킹 매트의 기준으로 본다면 레귤러 사이즈의 스펙이다.
매트에 부착된 스트랩을 활용한 방법
공기를 뺀 상태에서 등 쪽으로 접어 넣은 방법
기본적으로 롤 방식으로 말아서 넣는 방법으로 패킹을 해도 좋고, 펼쳐 접어서 배낭의 등 쪽 부분에 넣는 방법도 가능하다. 사용했던 기간 동안 위 두 가지의 방법으로 패킹했고, 각자의 야영 장비의 구성에 따라 활용해 봐도 좋을 듯하다.
Built in strap
보통 슬리핑 패드를 접고 펴는데 첫 번째 혹은 마지막 단계는 스트랩의 조임으로 정리를 하게 된다. 트레일블레이저는 스트랩이 매트에 부착되어 있어 이 부분에서 제로그램의 고민의 흔적이 보인다.
빌트인 된 스트랩은 작은 디테일이지만 편리한 부분이다.
Non-Slip Silicon Print (논슬립 실리콘 프린트)
매트의 상부 면에 실리콘으로 제로그램의 로고와 “GO LIGHT GET MORE”라는 슬로건이 적혀 있다. 단순한 텍스트가 프린트되어 있는 것이 아니다. 침낭과 매트의 미끄러짐을 조금이라도 잡아주는 디테일이다.
실리콘 프린팅의 두께감
하이킹을 가서 사이트를 자리 잡을 때 늘 평탄한 곳을 찾기 어렵기도하고 침낭 외피의 특성상 매트에서 미끄러지는 경험을 해본 적이 있다. 이 부분이 완벽히 그 현상을 커버해 주는 것은 아니지만 등쪽 부분에 포인트를 준 것은 위와 같은 미끌림 스트레스를 줄여 줄 수 있다고 생각된다. 아쉬운 부분이라면 매트의 바닥 부분에도 몇 개의 실리콘 라인 디테일이 들어갔으면 어땠을까 싶다.
Warm zone (웜 존)
3계절 사용할 수 있는 R value: 2.8을 가지고 있다. 사실 매트의 3계절이라는 포지션은 봄, 여름 가을의 단어처럼 단순하지 않다. 백패킹이나 하이킹을 한 해를 충분히 경험해 보면 장소, 기상 여건 혹은 침낭에 따라 체감하는 온도의 격차가 꽤 크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이때 웜존(warm zone)의 기능이 매트 활용의 범위(계절 및 온도)를 여유롭게 하는 포인트 기능임을 알 수 있다.
warm zone의 텐션은 기존의 자충매트보다 탄탄한 느낌이다. 더 추운 계절에 사용한 것이 아니라서 확실한 냉기 차단의 효과를 느껴보지는 못했지만 등쪽의 안정감이 만족스러웠다. 바닥이 고르지 못한 상황에서도 간섭을 거의 받지 않는 정도였다.
사진의 위쪽: warm zone- open cell / 아래쪽: ul cell
사진의 위쪽: warm zone- open cell / 아래쪽: ul cell
트레일블레이저의 단열재 특성을 볼 수 있다. (수직구조의 UL cell 부분과 토르소 부분의 밀도 있는 open cell의 차이)
Real Self Inflating
자충매트의 특징이라면 말 그대로 스스로 매트의 부피가 차오르는 기능이 특징이다.
트레일블레이저는 그 기능이 충분히 녹여져 있다.
위와 같이 어느 정도의 호흡만으로 안정적이고 야외의 바닥에서도 편안한 느낌을 제공했고, 이 부분은 야외에서 간편함과 편안함 사이의 균형을 잘 찾은 매트라는 인상을 주었다.
Push in valve
밸브 개폐의 편리함 혹은 익숙함
매트에 공기를 불어 넣은 후 살짝 돌려서 잠그면 된다. 이 부분은 매트를 한두 번 사용해 보면 쉽게 사용할 수 있는 부분이고, 신뢰가 가는 잠금 방식임을 알 수 있다.
지금까지 폼매트부터 자충매트, 에어매트까지 6가지 타입의 매트를 사용했었다. 현재는 니모조르s, 니모텐서20s, 지라이트솔을 운용하고 있다.
트레일블레이저를 제외하고는 모두 short 사이즈의 매트다. (L:128cm) 길이에서 생기는 부피의 차이가 있지만, 전신을 커버하는 느낌은 확실히 트레일블레이저가(L:183cm) 편안함을 제공했다.
왼쪽: 제로그램 트레일블레이저 / 중간: 니모조르s / 오른쪽: 니모텐서20s
매트와 침낭은 기본적 스펙도 중요하지만, 개개인이 느끼는 편안함의 차이는 생각보다 많은 차이가 난다.
에어매트의 쿠션 느낌을 편하게 느끼는 하이커도 있을 것이고 자충매트의 텐션의 느낌을 편하게 느끼는 하이커들도 있다.
등쪽의 안정감을 중요시 여기는 타입이라면 트레일블레이저가 그 부분을 만족시키기에 기존의 매트보다 충분한 스펙과 구조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된다.
약 4주 정도를 사용하면서 트레일블레이저UL의 포지션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UL(ultra light)의 단어를 사용 한 것은 경량 하이킹의 제품이 조금씩 나오는 요즘의 분위기에서 좋은 시작이라고 느껴졌다. 510g이 경량의 최소화의 무게는 아니겠지만, 우리나라의 다양한 3계절의 환경을 생각했을 때 그 활용도 면에서는 매력적인 제품이다.
개인적으로 바라는 부분이 있다면 요즘 경량 하이커들이 늘어나는 상황에 맞춰서 트레일블레이저UL이 두 가지의 사이즈로 제작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더 경량을 원하는 하이커들을(국내, 외 포함) 위해 Short 사이즈의 128~160cm를 가진 매트의 라인업의 포지션)
우리가 즐기는 이 아웃도어는 백패킹 트레킹 하이킹 등등으로 다양하게 분류되어 불리고 있다. 해외나 국내에서도 이런 분야에 어울리는 이름과 목적으로 많은 제품들이 나오는 상황이기도 하다.
단순히 스타일로 접근하기에는 고가의 제품도 많기에 늘 가격과 성능이라는 저울에서 하이커 및 백패커들은 고민하게 된다.
이번 제로그램 트레일블레이저 패드의 출시는 그 목적과 컨셉이 뚜렷해서 호기심을 갖게 했다. 몇 번의 하이킹에 사용하면서 제작 시 고민의 흔적을 자연스럽게 체감할 수 있었고, 경험을 바탕으로 스펙 및 디테일을 구성하는 순서로 제작된 제품은 아웃도어를 즐기는 나에게는 충분한 만족감을 주는 제품이었다.
이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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