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이어서 이번에도 OMM(Original Mountain Marathon) JAPAN RACE에 참가를 하였습니다. OMM JAPAN은 일본에서 봄에 BIKE/LITE의 이벤트가 열리고 11월에 메인 대회가 열립니다. 대회는 오리엔티어링 방식으로 지도를 보며 나침반을 사용해서 길을 찾아 목적지에 오는 방식이고 1박 2일을 하다 보니 하이킹의 경험과 야영 장비가 꼭 필요합니다.
올해는 LONG 코스가 생겨 5가지 코스가 있었습니다. LONG 코스에 참가한 트레일 러너 일본 친구가 2일 동안 100K를 이동하였다고 합니다. 참가자는 작년에는 1000명이었는데 이번에는 더 많아졌습니다. 특히 경량 하이킹을 하는 일본 하이커들에게 인기가 많이 있어 보입니다.
함께 간 한국 참가자는 10명입니다. (5팀 OMM은 2인 1팀으로 진행된다.) 우리 팀은 Score 부문(체크포인트의 순서가 없고 스스로 루트를 짜서 제한 시간 내에 가능한 많은 점수를 획득해 오는 방식) Short을 참가하였습니다.
대회 준비의 가장 중요한 부분은 지도를 보고 길을 찾아갈 수 있는 오리엔티어링 능력과 1박 2일 동안 짐을 가지고 이동할 수 있는 체력입니다. 대회에는 필수 장비 리스트가 있습니다. 필수 장비를 랜덤으로 체크하고 없을 시 실격 처리가 됩니다. 이 장비는 11월 날씨에 안전을 위한 장비입니다. 장비가 상황에 알맞고 가볍다면 1박 2일 동안 그 무게로 인한 리스크를 줄여 줄 수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경량의 장비를 선택합니다.
작년의 경험과 SNS로 본 OMM JAPAN의 장비들의 표준은 트레일 러닝화에 20~35리터의 가방, 3개절용 침낭, 가벼운 1Kg 전후의 텐트, 경량 코펠, 버너, 에너지바 같은 행동식, 건조 미와 전투식량, 추위를 견딜 수 있는 각자 스타일의 의류입니다. 저희도 무게를 줄이기 위해 장비를 준비하고 체력을 키웠습니다.
금요일에 접수를 시작하고 본 행사는 토, 일에 열립니다. (2017년 11월 11일~12일) 행사의 시작과 메인 행사의 장소는 노베야마(일본 나가노 현 미나미사쿠 군 미나미마키 촌)에 있는 목장이었습니다.
금요일에는 대회 스폰서와 관련 업체의 엑스포가 열립니다. 한국에서 보기 힘든 아웃도어, 러닝 용품과 일본 자체 브랜드의 상품을 구경할 수 있습니다.
Moonlight Gear의 Takashi Chiyoda(@moonlightgear_chiyo)와 OMM 스텝 Yoshinobu.
2017 Korea Backpackers Day에서 만나 친구가 된 APAPT(@ADAPTsuzuka)의 Nakamura Kyouhei(@suruto)를 만났습니다. 작년에도 OMM에 참가를 하였고 활발히 아웃도어 활동을 하는 친구입니다.
아침을 간단하게 먹고 텐트를 정리하고 대회 장비를 패킹하여 출발 장소로 이동하였습니다. LONG 코스의 참가자들의 출발 시간이 빠르고 같은 클래스도 순차적으로 출발을 합니다.
첫날 출발준비중
첫날 스타트 준비 모습
나의 Buddy 건희형과 파이팅을 외쳤습니다. 저희가 출발 시에는 쌀쌀하였고 이동 중에는 몸에 열이 나서 재킷을 벗을 정도의 날씨였다. 반바지를 입은 사람도 몇 명 보였습니다.
대회 코스는 임도길이 많았습니다. 오리엔티어링 특성상 빠른 길로 가기 위해서 길 아닌 길로 가야 하는데 바위를 건너고 조릿대를 건너야 하는 코스를 선택하였습니다. 지도와 나침반을 잘 보는 능력이 있으면 직선의 길로 가로질러서 가면 좋은데 그 능력이 부족하면 최대한 지도에 표시되어 있는 길로 가는 게 안전합니다.
길을 가다 보면 많은 참가자를 만나게 됩니다. 평소 하이킹을 하듯이 여유 있게 자연을 즐기고 대화를 하면서 걷는 참가자들이 대부분입니다. 저희는 빠르게 가는 것이 목표였기 때문에 서둘러서 이동하였습니다. 뛰다 걷다 뛰다 걷다 하였습니다.
험한 코스가 아니어서 트레일 러닝을 하듯이 달릴 수 있었습니다.
스타트를 하고 피니시까지 찾아야 하는 컨트롤 박스의 모습입니다. 모든 참가팀에게는 1개의 칩을 줍니다. 그 칩으로 지도에 표시된 장소에 가면 그림과 같은 컨트롤 박스가 있고 이곳에 칩을 인식을 하면 ‘삐~’하는 소리와 빨간색 불이 들어옵니다. 그럼 인식이 되고 경기가 끝났을 때 결과가 나옵니다.
첫날 도착지의 모습니다. 뒤쪽에 눈이 쌓인 높은 산의 모습이 보이고 저희보다 일찍 도착한 많은 참가자의 텐트가 보였습니다.
우리는 첫째 날 30km 정도를 이동하였고 13개의 포인트를 찾았습니다. 점수는 310점(스코어 클래스, 각 포인트마다 점수가 있습니다.), 시간은 5시간 3분 46초가 걸렸습니다. 주어진 시간은 5시간이었는데 넘은 시간만큼 감점이 됩니다. 저희보다 늦게 도착한 팀도 많았고 날이 어두워져서 들어오는 팀들도 보였습니다.
첫날 조금 무리를 하였습니다. 멀리 있는 컨트롤을 찾으러 가서 후반부에 체력이 떨어지고 생각한 시간보다 늦었습니다. 해가 저물고 저녁이 되니 날씨가 쌀쌀했습니다. 건조식을 조리해 먹고 휴식 하였습니다.
다음날 아침모습
텐트를 철수하고 대회 2일차 대회 준비를 하는 모습
일본 참가자들의 다양한 용품과 스타일을 볼 수 있다.
야마토미치 디렉터 Akira Natsume(우측, @yamatomichi) 와 파트너
해 뜨기 전까지 아침의 날씨는 많이 추웠습니다. 우리의 첫날 결과는 1위였습니다. 2016년 OMM에서 첫날 1위를 하고 최종 2위를 하여 상당히 아쉬웠는데 이번에도 그러지 않을까 해서 살짝 불안감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역시 1위를 달리는 중이라 내일 결과가 어떨지 상당히 설렜습니다.
작년에 함께 참가한 덕래 형과 파트너 동은이 형
트레일 러닝을 하다 최근 오리엔티어링의 매력에 빠진 슬기 누나, 지영 누나
여행 오신 화현 누나와 한국 오리엔티어링 챔피언 윤선 누나
피엘라벤클래식도 다녀오신 부녀팀
2일차는 시작한 곳으로 돌아오는 코스였습니다. 우리 팀은 24.5km를 달렸고 3시간 48분이 걸렸습니다. 우리의 결과는 1위!
대회의 참가비는 인당 17만원 정도. 참가 기념 티셔츠나 완주메달은 없습니다. 한국에서 상상하기 힘든 부분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OMM Japan에는 많은 참가자가 있고, 그 숫자는 해마다 더 늘고 있습니다.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비슷한 취미를 가진 사람들이 모여 함께 즐기는 것에 자체에 의미를 두는 것 같습니다. 약간은 고생스럽지만요.
메인이벤트 외에 별다른 프로그램이 없고, 기념품 역시 없지만 콘텐츠 자체를 즐기는 사람들이 이렇게 많다는 것이 정말 부러운 부분이었습니다. 저 역시 2년 동안 참가하면서 "정말 재미있구나!"라는 만족감을 가지게 되었으니까요. 한국에서도 OMM과 같이 문화 자체만을 즐길 수 있는 이벤트가 열리고 자리 잡았으면 좋겠습니다.
끝으로 한국인 참가자와 우리를 도와주신 일본인 무라이형, 감사합니다. FINISH
고민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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