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다이아몬드(Black Diamond)가 2025 Annual Impact Report를 공개했습니다. 이번 보고서는 브랜드의 책임을 제품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 영향에만 한정하지 않습니다. 산악 스포츠가 이루어지는 공공 토지와 자연환경을 보호하는 일, 장비를 오래 사용할 수 있도록 수선하는 일, 그리고 더 많은 사람이 아웃도어 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진입 장벽을 낮추는 일까지 하나의 영향 체계 안에서 다루고 있습니다.
블랙다이아몬드가 제시한 세 가지 축은 옹호 활동(Advocacy),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 포용성(Inclusion)입니다. 제품을 어떻게 만들 것인가에 앞서, 그 제품이 사용되는 장소와 문화를 어떻게 지킬 것인가를 함께 묻는 구조입니다. 블랙다이아몬드는 이를 단순한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이 아니라 브랜드가 존재하기 위한 기본적인 책임으로 설명합니다.

블랙다이아몬드는 등반, 스키, 하이킹과 같은 산악 스포츠가 자연환경과 공공 토지에 직접적으로 연결돼 있다고 말합니다. 장비를 개발하고 테스트하는 장소이자, 사용자들이 도전하고 커뮤니티를 형성하는 기반이기 때문입니다.
2025년 블랙다이아몬드의 옹호 활동은 미국 공공 토지를 둘러싼 정책 변화에 집중됐습니다. 국립공원관리청의 인력 및 예산 축소, 50만 에이커 이상의 공공 토지 매각 제안, 산림 개발과 채굴·벌목 가능성을 확대할 수 있는 로드리스 룰(Roadless Rule) 폐지 움직임 등이 이어졌습니다. 이에 블랙다이아몬드는 공공 토지의 사유화와 개발에 반대하는 ‘Not. One. Acre.’ 캠페인을 시작했습니다.
캠페인은 단순한 메시지 발표에 머물지 않았습니다. 블랙다이아몬드는 커뮤니티에 의원실 전화와 서한 발송을 요청했고, 워싱턴 DC에서 로비 활동을 진행했습니다. 본사가 위치한 솔트레이크시티에서는 상원의원과 하원의원을 만나 공공 토지 보존을 요구했으며, 여러 기업이 공동으로 참여하는 Brands for Public Lands 연합에도 합류했습니다.
1991년부터 협력해 온 액세스 펀드(Access Fund)에도 지속해서 투자했습니다. 블랙다이아몬드가 지금까지 액세스 펀드에 기부한 금액은 100만 달러 이상이며, 2025년에는 8만 달러 규모의 매칭 모금 캠페인을 진행했습니다. 직원들은 리틀 코튼우드 캐니언과 인디언 크릭에서 트레일 정비와 보전 활동에도 참여했습니다.
브랜드가 제품 판매를 통해 자연을 소비하면서도 자연 보호 문제에서는 중립적인 위치에 머물 수 있는가. 블랙다이아몬드의 답은 명확합니다. 산악 스포츠를 기반으로 성장한 기업이라면 그 스포츠가 이루어지는 장소를 지키기 위해 정치적이고 사회적인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것입니다.
2021년 기준 대비 2025년 온실가스 배출량 변화
블랙다이아몬드는 2030년까지 탄소 집약도를 50% 감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2025년 전체 탄소 배출량은 13만5794톤 CO₂e로, 기준 연도인 2021년의 16만4097톤 CO₂e와 비교해 약 21% 감소했습니다.
배출 범위별로는 Scope 1이 11.14%, Scope 2가 36.18%, Scope 3가 17.18% 감소했습니다. 그러나 매출액 대비 탄소 배출량을 나타내는 탄소 집약도는 2021년보다 2.8% 증가했습니다. 사업 단순화와 시장 변화로 전체 배출량은 줄었지만, 매출도 함께 감소했기 때문입니다. 블랙다이아몬드는 이 수치를 숨기지 않고 Scope 3 감축이 여전히 가장 큰 과제라고 밝혔습니다.
전체 배출량이 감소했다는 결과만으로 성과를 설명하지 않고, 사업 규모와 매출을 반영한 지표에서는 오히려 후퇴했다는 사실까지 함께 제시한 점은 중요합니다. 지속가능성 보고서의 역할은 브랜드를 긍정적으로 포장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지점에서 실제 변화가 일어났고 어디에서 아직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는지를 공개하는 데 있기 때문입니다.
Northweft는 책임 있는 소재 조달과 윤리적인 제조, 환경 관리를 핵심 운영 원칙으로 삼고 있습니다.
Fuko는 재활용 알루미늄과 재생에너지, 에너지 효율 개선을 통해 제조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량을 줄이고 있습니다.
단위: tCO₂
블랙다이아몬드 탄소 배출량의 약 90%는 제품을 생산하는 제조공장에서 발생합니다. 본사의 전력 사용이나 사무실 폐기물을 줄이는 것만으로는 전체 환경 영향을 크게 바꾸기 어려운 구조입니다.
이에 따라 블랙다이아몬드는 공급업체 수를 줄이고, 재생에너지와 자원 순환 시스템에 투자하는 제조 파트너와의 관계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소프트굿 제조사 Northweft는 2MW 규모의 태양광 설비를 설치하고, 2022년을 기준으로 Scope 1·2 배출량을 54.7% 줄였습니다. 사용한 물의 56.7%를 다시 이용하는 수처리 시스템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하드굿 제조사 Fuko는 에너지 효율 냉방과 조명, 태양광 발전을 통해 2025년 총 614.2톤의 CO₂를 절감했습니다. 재활용 알루미늄 프로그램만으로도 244.2톤 CO₂e를 줄였으며, 트레킹 폴에는 재활용 EVA 폼을 도입했습니다.
이러한 접근은 지속가능성의 중심이 브랜드 본사에서 공급망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실제 변화를 만들려면 제품이 생산되는 공장의 에너지, 소재, 폐수와 제조 효율까지 관리해야 합니다.
전체 소재의 50%를 선호 소재에서 조달
판매 제품의 25%에 제품 또는 생산 공정 관련 환경 영향 인증 적용
블랙다이아몬드는 사용량이 가장 많은 10가지 소재를 중심으로 환경 부담이 적은 조달 방식과 대체 소재 적용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블랙다이아몬드는 알루미늄, 폴리카보네이트, 폴리프로필렌, TPU, 폴리우레탄, 폴리에스터, 나일론, 스틸, 면, 카본 파이버 등 사용량이 많은 소재를 우선 관리 대상으로 설정했습니다. 2030년까지 전체 소재의 50%를 선호 소재(Preferred Materials)로 전환하고, 판매 제품의 25%가 제품 또는 생산 과정과 관련한 환경 인증을 갖추도록 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2025년 기준 블랙다이아몬드가 사용하는 다운과 울은 각각 100% RDS와 RWS 인증 공급망에서 조달됐습니다. 면의 88%는 오가닉 코튼이며, 장갑 원단의 62%, 배낭 원단의 45%에 재활용 소재가 포함됐습니다. 의류의 54%는 오가닉 또는 재활용 소재를 사용하고 있으며, 폴리에스터 의류 스타일 중 48%가 재활용 폴리에스터를 적용했습니다.
클라이밍 하드웨어에는 자체 개발한 BD7075 알루미늄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모든 카라비너에 적용되는 이 알루미늄에는 25%의 공정 전 재활용 알루미늄이 포함됩니다. 트레킹 폴 제품에는 모델에 따라 14~30%가 적용됩니다. 블랙다이아몬드는 이를 통해 연간 버진 알루미늄 사용량을 약 88톤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Mission Duffel은 소재 전략을 제품 구조까지 확장한 사례입니다. 가방 본체는 하나의 BD PET 900D 재활용 폴리에스터 원단으로 제작되며, 재단 과정에서 버려지는 원단은 1% 미만입니다. 기존 익스페디션 더플보다 제조 공정이 66% 적고, 금속 버클과 지퍼 부품을 제거하면 본체를 별도로 해체하지 않고 재활용할 수 있도록 설계했습니다.
재활용 소재를 사용하는 것만으로 제품이 순환형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소재의 종류를 단순화하고, 생산 과정에서 폐기물을 줄이며, 사용이 끝난 뒤 분리와 재활용이 가능한 구조로 만드는 것까지 설계 단계에서 고려해야 합니다.

블랙다이아몬드는 사업 단순화(Simplify the Business)를 지속가능성 전략의 한 축으로 설정했습니다. 일반적으로 제품군 축소와 공급업체 통합은 경영 효율이나 수익성 개선의 관점에서 설명됩니다. 하지만 블랙다이아몬드는 이를 과잉 생산과 재고 폐기, 원부자재 사용을 줄이기 위한 환경 전략으로 해석합니다.
2021년과 비교해 2025년 봄 시즌 SKU는 14.75%, 가을 시즌 SKU는 16.55% 감소했습니다. 제조 및 공급 파트너는 60곳에서 45곳으로 줄였으며, 전체 구매 비용의 73%를 핵심 파트너 7곳에 집중했습니다.
공급업체 수가 줄어들면 더 적은 지역에서 컨테이너를 효율적으로 운송할 수 있고, 핵심 제조사에 재생에너지 전환과 소재 추적을 요구할 수 있는 영향력도 커집니다. 동시에 불필요한 스타일과 부품을 줄이면 수리 가능성과 제품 순환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더 많은 제품을 출시하는 것이 성장의 기본 공식으로 여겨지는 산업에서, 제품 수를 줄이는 결정을 지속가능성의 성과로 공개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합니다. 블랙다이아몬드는 알피니즘의 ‘적은 것으로 더 많은 일을 한다’는 태도를 제품 기획과 공급망 운영에도 적용하고 있습니다.

블랙다이아몬드는 제품을 처음 만드는 순간부터 수년간의 사용과 수명 종료 이후까지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합니다. 이 관점에서 제품의 내구성과 수선은 소재 전환만큼 중요한 지속가능성 전략입니다.
ReRoute 프로그램은 의류와 배낭, 클라이밍 장비를 수선하고 재정비해 제품의 사용 기간을 연장합니다. 2025년에는 의류와 배낭을 1,000건 이상 수선했으며, 캠의 슬링 교체와 수리는 1만5,000건을 넘었습니다. 솔트레이크시티 본사에는 직접 제품을 맡기고 리퍼비시 장비를 구매할 수 있는 ReRoute Repair Center도 문을 열었습니다.
수선팀은 이동식 장비를 싣고 레이크 타호, 요세미티 밸리, 레드 리버 고지 등반 행사도 방문했습니다. 이 기간 동안 캠 슬링 630개를 교체하고 장비 145점을 수선했습니다. 약 800점에 가까운 장비가 폐기되지 않고 다시 사용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2030년까지 블랙다이아몬드는 제품 고장률을 1% 미만으로 관리하고, 전체 제품의 30%를 순환 설계 원칙에 따라 개발할 계획입니다. 또한 재사용하거나 용도를 전환한 소재와 제품에서 전체 매출의 3%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포용성 부문에서 블랙다이아몬드는 소외된 커뮤니티가 산악 스포츠에 참여하고, 전문적인 리더로 성장할 수 있도록 교육과 장비, 이동 비용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AMGA와 함께 운영하는 BIPOC SPI 프로그램은 교육비 전액과 블랙다이아몬드 장비, 교통비를 제공합니다. 2020년 프로그램을 시작한 이후 60개 이상의 장학금을 지원했으며, 2025년에는 6명이 후원받았습니다. 프로그램 참가자 가운데 24명이 공인 싱글피치 인스트럭터, 9명이 어프렌티스 록 가이드 자격을 취득했습니다.
Climbing 4 Change의 Gym to Crag 프로그램에는 1만1,500달러를 지원했습니다. 이 기금은 300명 이상에게 실내 암장에서 실제 자연 암장으로 경험을 확장할 기회를 제공했습니다. 단순한 일회성 체험보다 여러 차례의 교육을 통해 기술과 자신감, 커뮤니티를 형성하도록 설계된 프로그램입니다.
NOLS와는 Black Diamond Elevate Scholarship을 새롭게 시작했습니다. 2025년 5명에게 총 3만5,000달러 상당의 교육비와 교통비, 의류 및 장비를 지원했으며, 짧은 하이킹 과정부터 수주간의 백패킹과 암벽 교육까지 포함했습니다.
제품의 사이즈나 마케팅 이미지를 다양화하는 것만으로 아웃도어 산업의 접근성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습니다. 교육비와 장비 가격, 이동 비용, 지도자 과정에 진입할 기회까지 함께 다뤄야 합니다. 블랙다이아몬드는 포용성을 소비자를 확대하는 전략이 아니라, 새로운 사용자와 리더가 성장할 수 있는 경로를 만드는 일로 보고 있습니다.

블랙다이아몬드의 2025 Impact Report는 아웃도어 브랜드의 책임이 어디까지 확장될 수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탄소 배출과 재활용 소재는 여전히 중요한 지표이지만, 보고서의 범위는 그보다 넓습니다.
공공 토지가 사라지면 장비를 사용할 장소도 사라집니다. 제품이 쉽게 버려지면 재활용 소재를 사용한 의미도 줄어듭니다. 높은 비용과 제한된 교육 기회로 일부 사람만 산악 스포츠에 참여할 수 있다면 커뮤니티 역시 지속되기 어렵습니다.
블랙다이아몬드는 자연 보호, 공급망, 소재, 제품 수명, 수선, 교육과 접근성을 서로 분리된 활동으로 다루지 않습니다. 모두 산악 스포츠가 앞으로도 존재하기 위해 필요한 조건으로 연결합니다.
좋은 장비를 만드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그 장비가 사용될 장소를 지키고, 가능한 한 오래 사용하게 하며, 더 많은 사람이 그 경험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것.
블랙다이아몬드가 이번 보고서에서 제시한 브랜드의 역할은 제품보다 훨씬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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