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로라도주 저컬 산 보호구역 내 3,600m 봉의 이름이자, 큰 트럭도 너끈히 몰고 다니는 산골 아낙네를 일컫는 애칭
빅 아그네스(Big Agnes)는 2000년 미국 콜로라도주의 스팀보트 스프링스에서 시작된 캠핑, 백패킹 전문의 아웃도어 장비 브랜드입니다. 창립자인 빌 갬버는 백패킹과 낚시 여행을 즐겨하며 자연스레 좀 더 나은 아웃도어 장비를 제작할 수 없을까란 고민을 했고, 독특한 시스템을 갖춘 침낭과 슬리핑 패드를 시작으로 아웃도어 산업에 뛰어들었죠. 유수의 브랜드들이 고전을 면하지 못할 것이란 우려와는 달리 20년도 안 되는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캠핑 시장을 선도하는 브랜드로 성장한 빅 아그네스는 혁신과 디자인, 테스트 이 3가지 조합을 통해 더 편한 장비, 사용자 친화적인 장비를 만들겠다는 신념 아래 지금도 열정을 다하고 있습니다. 아웃도어에서 가장 편안하게 사용할 수 있는 장비 제작에 몰두하지만, 너무 심각한 척하지 않는 브랜드가 되고 싶다는 빅 아그네스. 이제 빅 아그네스를 아크테릭스, 스카르파 등 유수의 브랜드를 성공적으로 한국 아웃도어 시장에 유통시킨 넬슨스포츠를 통해 한국에서도 만나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직원들 스스로가 본인들이 아웃도어에서 직접 사용하고 싶은 제품을 만들고, 그에 따른 결과물을 고객에게 선보이는 진정성 있는 아웃도어 브랜드인 빅 아그네스를 방문하기 위해 본사가 위치한 콜로라도주의 스팀보트 스프링스로 향했는데요, 이번 여정의 목적은 빅 아그네스 세일즈 미팅과 덴버에서 열리는 아웃도어 리테일러 쇼(OR Show, Outdoor Retailer Show) 참관이었습니다. 인천공항을 통해 샌프란시스코까지의 10시간이 넘는 비행 후, 환승을 하고는 다시 덴버로 이동. 휴.. 역시 장거리는 너무 힘들어요. 장시간 비행으로 피곤에 찌든 몸이었지만, 스팀보트 스프링스까지는 또 차량으로 3시간을 이동해야 하는 거리. 여정의 마무리를 위해 빠르게 차량을 렌트하고는 저무는 해를 뒤로하고 스팀보트 스프링스로 향해야만 했습니다.
스팀보트 스프링스에 가까워질수록 차창 너머의 풍경이 변하기 시작! 아직 눈이 녹지 않은 흰머리의 산들이 저 멀리 우뚝 솟아있었고, 때로는 드넓은 평원이 끝없이 펼쳐지기도 했습니다. 당장이라도 차를 멈추고 주변 아무 곳이나 텐트를 펼쳐 놓는다 해도 한국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절경의 야영지로 손색이 없을 정도였는데요, 사실 텐트랑 장비만 가져왔었다면 여기서 하루 묵고 가고 싶었다는..
오는 잠을 쫓아내며 힘들게 다다른 스팀보트 스프링스. 마을에 진입하기 전, 도로에서 내려다본 전경은 입을 다물지 못할 정도로 절경을 뽐내고 있었습니다. 왜 빅 아그네스가 이 곳에서 장비를 만들기 시작했고, 또 성공할 수 있었는지를 환경적으로 풀어낼 수 있을 정도로 마을을 둘러싸고 있는 대자연은 모든 종류의 아웃도어 액티비티를 즐길 수 있는 훌륭한 아웃도어의 성지처럼 보였습니다. 수상레포츠를 위한 호수, 산악자전거와 하이킹을 즐길 수 있는 낮고 높은 산, 겨울에는 스키까지!
천혜의 자연을 업고 있다는 것은 아웃도어 브랜드에게 축복이나 다름이 없는 거죠. 직접 만든 장비를 가지고 바로 테스트하며 아웃도어를 즐길 수 있다면, 그것만큼 좋은 게 어디 있을까요?? 제품의 품질은 물론, 직원의 만족도와 자부심은 배가 될 것입니다. 그것을 사용하는 사용자의 만족도와 브랜드에 대한 로열티는 말할 것도 없겠죠. 근무하는 직원들이 모두 아웃도어를 즐기고 그 분야에 대해 전문가라면, 스스로가 사용자의 입장에서 제품을 생각하고 테스트하며 보완, 완성시켜 그 제품을 사용하는 소비자가 만족해하는 것에 흐뭇할 것 같습니다.
부러우면 진다고 했는데, 질 수밖에 없는 광활하고 아름다운 자연을 접하고는 하루를 마무리하기 위해 숙소로 향했습니다.
빅 아그네스의 창립자인 빌 갬버는 빅 아그네스의 대표일 뿐 아니라 허니 스팅거의 공동 창업자이기도 했죠. 그래서인지 본사도 같은 건물에 위치하고 있었습니다. 친개(?)주의인 미국이라 그런지, 전 직원들이 사무실에서 본인이 기르는 개와 함께 근무를 하고 있었습니다. 사실 직원수보다 개가 더 많이 보였다는... 빅 아그네스 전체 제품의 디자인을 담당하는 디자인팀, 그리고 회계, 기획, 마케팅, 국내외 영업팀 소속의 직원들 그리고 그들의 개와 인사를 나누고는 제품의 AS를 담당하는 고객지원실을 견학하기 위해 별도의 건물로 향했습니다. 차량으로 10여분 정도를 이동해야 하는 거리에 위치한 고객지원실은 흔히 생각했던 AS를 담당하는 부서와는 규모가 달랐습니다. 6~7명의 직원이 근무를 하고 있었고 약 100평 정도 되는 창고 안에 제품 카테고리 혹은 프로세스에 따라 팀이 나눠져 있었습니다. 건물 벽에는 지금까지 출시되었던 빅 아그네스의 매트리스의 역사가 그대로 보존되어 있었고, 택배 상하차가 이뤄지는 출입구 바로 안쪽으로는 이미 수선이 완료된 고객의 제품들이 담당자별로 구분되어 각각의 트레이 안에 잘 보관되어 있었습니다.
< 각 모델 별로 사용되는 폴의 등급/ 길이가 다르기 때문에 철저히 분리 보관되어 작업의 효율을 높인다. >
< AS용도로 활용되는 모델별 원단. 원단은 교환 및 반품된 불량품에서 확보하여 활용된다. 버려지는 것이 없다. >
< 각 원단 색상에 맞는 실 역시 모델별로 나눠서 보관되어 있다. >
< 고객지원실 천정 벽면에는 빅 아그네스의 역사를 말해주는 매트리스가 전시되어 있다. #1 >
< 고객지원실 천정 벽면에는 빅 아그네스의 역사를 말해주는 매트리스가 전시되어 있다. #2 >
< 텐트와 매트리스를 테스트할 수 있는 별도의 공간 >
< 재활용 가능한 모델별 텐트 부속품. AS가 불가한 제품에 대한 대체품으로 활용되기도 한다. >
AS를 담당하는 직원들은 그들의 역할에 대한 자부심과 전문성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궁금한 점을 물을 때마다 열정적으로 답변을 하고, 직접 시범까지 보이며 AS를 처리하는 과정에 대해 자세히 안내를 해주었습니다. 각 부속품들은 저마다의 역할을 하기 위해 있어야 할 곳에 정확히 관리되고 있었으며, 각각의 제품을 테스트하는 장소도 별도로 위치해 있었습니다. 역시 다르구나, 이래서 빅 아그네스구나 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굉장히 꼼꼼했고, 또 전문적이었습니다.
든든한 마음으로 고객지원실 견학을 마치고, 세일즈 미팅을 위해 다시 본사 회의실에 모였습니다. 해외영업을 담당하는 눈매 겸손한 크리스, 그리고 빅 아그네스의 창업자인 빌 갬버가 함께 자리를 했습니다.
가장 중요한 화두는 빅 아그네스의 성공적인 한국시장 안착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우리는 한국에서 단순히 제품을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브랜드의 가치와 철학 그리고 지향하는 바를 고객에게 전달하고 그들이 가치를 소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는 의지를 표했습니다. 아웃도어 브랜드인 만큼 아웃도어 활동을 통해 고객들과 함께 경험하고, 소통하며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경청하고 또 그것을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기 위한 우리의 방향과 계획을 잘 전달했고, 빌은 흡족해하며 적극적으로 우리의 활동을 지원해줄 것이라 약속했습니다. 빅 아그네스의 힘줄인 컨티넨탈 디바이드 트레일(CDT, Continental pide Trail)을 경험하고, 브랜드의 정체성을 느낄 수 있는 본사를 방문/ 견학할 수 있는 기회가 곧 올 수 있을 듯합니다. 기대해도 좋습니다!! 기대해 주세요 :)
그리고, 약간은 다를 수 있는 미국과 한국 시장의 차이를 좁히는 방안에 대해서도 토론했습니다. 바로 색상에 대한 부분. 우리는 한국에서 색상과 디자인이 차지하는 중요한 비중에 대해 열정적이고 상세하게 전달했습니다. 이미 제품의 기능적인 측면에서는 부족한 부분이 없었기 때문에 보완할 수 있는 다른 부분을 짚어 얘기한 것이었는데요. 이 부분 역시 우리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더 자세히 알고 싶어 한 빌과 크리스 덕분에 순조롭게 논의할 수 있었습니다. 이 또한 기대하셔도 좋습니다! 한국의 아웃도어 시장에서 빛을 낼 빅 아그네스 세일즈 미팅은 빌과 크리스의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배려로 인해 성공적으로 마무리 지을 수 있었습니다.
< 백패커스 매거진 등 각종 유력 매체로부터 받은 상패. 그만큼 우수한 제품이라는 것을 보증하는 것이 아닐까 >
< 본사 직원인 크리스는 수준급의 마운틴 바이커. 역동적인 그의 모습을 촬영한 사진이 본사 건물에 전시되어 있다. >
아웃도어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가보고 싶은 OR Show. 리테일러를 대상으로 하는 쇼이기 때문에 일반인들은 참가가 어렵지만, 업체 찬스(?)를 써서라도 한 번은 와 볼만할 듯합니다. 다음 시장을 위해 각 브랜드에서 새로 론칭할 신제품을 선보이는 자리만큼 설렘이 가득한 공간이니까요. 빅 아그네스 역시 Summer OR Show에 참가하였기 때문에, 새로 론칭될 신제품을 확인하기 위해 우리도 쇼를 참관했습니다.
한창 빅 아그네스 부스에서 신제품을 프리뷰하고 있는 중, 갑자기 쇼장의 분위기가 술렁이며 안보이던 기자들이 우리가 있는 부스로 카메라를 들고 다급히 달려오는 게 보였습니다. 무슨 일이지 하고 카메라 플러시가 터지는 곳을 바라보니, 어딘가 높은(?) 위치의 아우라를 뿜기며 정장을 잘 차려입은 분께서 부스를 방문해 담당자의 설명을 듣고 있는 게 보였습니다. 바로 콜로라도 주의 주지사. 주정부의 장인만큼, 우리로 따지면 대통령과 같은 위치가 아닐까요? 아무튼, 주를 대표하는 분께서 OR Show를 방문해 처음 들린 곳이 바로 빅 아그네스였습니다. 아마 미국 내에서 가장 유명한 아웃도어 브랜드 중 하나고, 콜로라도 주를 기반으로 하는 기업이기 때문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것이겠죠. 뿌듯했습니다. 우리가 유통하는 브랜드의 미국 내 가치를 느낄 수도 있었고요.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빅 아그네스는 다음 시장에 새로운 버전의 모델을 많이 출시할 예정입니다.
침낭, 매트리스 그리고 가장 핫했던 텐트까지. 세세한 부분을 스포 할 순 없지만, 오랜 시간 백패킹 장비를 접해왔던 제 경험을 견주어봐도 획기적이다라는 느낌이 들 정도로 고퀄의 브랜 뉴! 아이템들이 출격 준비 중이었습니다. 영업을 담당하는 크리스의 열정적인 프레젠테이션, 그리고 그의 눈이 활활 타오르는 것이 대단한 자신감이 바탕이 되었다는 게 느껴질 정도였죠. 상당히 기대가 되더군요 :)
다른 아웃도어 브랜드, 한국시장에서 인기 있는 니모/ MSR/ 힐레베르그/ 블랙다이아몬드 역시 부스를 운영하고 있었습니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 어떤 신제품들이 있나 눈을 크게 뜨고 자세히 살펴봤네요. 좋은 제품들도 많이 보였습니다. 다들 오랜 전통과 혁신을 바탕으로 한 브랜드니까요. 그래도 전 되려 자신감이 생겼네요 :)
자연과 함께하는 아웃도어 브랜드인 만큼, 환경에 대한 관심도 높았습니다. 각자의 역할을 위해 비즈니스로 벌어들인 수익의 일부를 환경단체에 기부를 통해 사회에 환원을 하기도 하고, 다양한 캠페인에 참여해 한 목소리로 자연을 아끼자는 외침을 공유했습니다. 빅 아그네스 역시 'LNT' 'The Nature Conservancy Colorado' 등 단체에 후원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특히 이슈가 되었던 것은 역시나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자는 캠페인이었는데요, 이 부분은 우리 스스로가 간과하지 않고 행동으로 실천해야 할 이슈임이 틀림없습니다.
< 안에 무슨 일 있나유?? 귀엽다고 하긴 너무 큰 곰이 ORShow가 열리고 있는 컨벤션 센터 내부를 훔쳐보고 있다. >
< 빅 아그네스 부스를 방문한 콜로라도 주지사, 빌과 크리스의 뒷모습도 보인다. >
< 빅 아그네스 부스. 쇼를 방문한 업체 관계자들의 관심이 상당했다. >
< 빅 아그네스는 여러 환경단체에 기부를 통해 수익을 사회에 환원하는 책임을 다하고 있었다. >
< 바다가 플라스틱에 오염되고 있다! 여러분들의 관심과 실천이 필요합니다!! >
< 내가 1년에 소비하는 쇼핑백 또는 비닐봉지가 어느 정도 될까요? 상당하지 않나요? 경각심을 가져야 할 때입니다. >
빅 아그네스에 대한 신뢰와 로열티, 자부심과 자신감 그리고 앞으로 전개할 방향에 대해 많은 것을 느끼고 온 출장이었습니다. 빅 아그네스의 철학과 가치, 방향성을 그대로 녹여 한국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진정성 있는 활동을 통해 경험을 공유하고 소통해야겠죠?
김광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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