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을 가장 좋아하고 3계절 전기매트를 끼고 살지만 겨울 백패킹을 포기할 수 없는 나. 그래서 가장 신경쓰는 것이 보온이다. 여름에는 배낭무게를 줄일 수 있지만 추위를 많이 타니 겨울에는 기본무게가 어쩔 수 없이 늘어난다. 무엇보다 겨울침낭이 가장 큰 주범이었다. 처음 캠핑을 시작할 때 샀던 몽벨EXP를 계속 써왔지만 무게와 부피가 부담스러워서 가벼우면서도 따뜻한 침낭을 찾고 또 찾았다. 하지만 알다시피 따뜻하면 무겁고 가벼우면 안 따뜻한게 현실. 그렇게 한두해를 보내고 다시 겨울이 찾아왔다. 그런데 폴란드 침낭 말라코프스키가 눈에 들어왔다. 몇몇 지인들이 구입하는 것을 보고 찾아보니 일단 충전량(900g) 대비 무게와 부피가 마음에 들었다.
구입 후 대관령 곤신봉(1,131m)과 북설악 마산봉(1052m)에서 두 차례 사용했다. 곤신봉 쪽에 갔을 때는 영하 16도 정도였는데 눈보라가 너무 세서 걷기조차 힘겨운 악천후였다. 눈이 쌓여 바람을 막아주긴 했으나 그래도 그 추위에 안락하게 잤다. 물론 페더드프렌즈 볼란트, 우모 바지, 부티, 핫팩들로 무장하긴 했지만. 어쨌든 가지고 있는 보온의류들과 적절하게 조합하면 동계에는 충분할 것 같다는 생각이다.
볼란트 때문에 답답할까봐 라지를 사려고 했으나 라지와 미디움의 너비는 별 차이 없고 길이 차이만 있다고 해서 미디움으로 구입했다. 165cm에 보통체격인 내가 볼란트 입어도 안 답답하고 침낭안에서 아빠다리도 가능하다. 키 180cm에 듬직한? 사이즈의 강쉐님이 우모바지를 입고 들어가도 괜찮았다. 익스페디션급 다운재킷 까지는 아니더라도 어느정도 다운재킷은 착용해도 답답하지 않을것 같다고하였다.
900필파워답게 상당한 복원력을 보여준다. 보통 90:10의 솜털과 깃털 비율을 갖는데 UL900은 98:2로 솜털 비율이 다른 침낭에 비해 더 많다. 풋박스 쪽에 충전재 배분도 잘 돼있는 것 같고, 두꺼운 것이 만족스럽다.
Toray사의 Airtastic를 겉감과 안감 동일하게 사용하는데 가장 최근에 출시되었던 제로그램의 그랜드 티턴 침낭에도 사용된 원단으로 그랜드티턴은 겉감과 안감이 각각 20데니어, 15데니어. 하지만 UL900은 그랜드티턴 안감의 절반도 안되는 7데니어로 매우 얇다. 때문에 경량화와 작은 패킹 사이즈가 가능한 건데... 충전재가 훤히 비칠 정도로 얇디얇아서 내구성이 항상 걱정이다. 한가지 다행인 것은 혹시나 지퍼가 잘 씹히면 어쩌나 했지만 지퍼 라인 설계는 잘 되어있어 씹히는 경우가 드물었다.
후드 조절 스트링. 넥 베플은 적당한 편.
내구성은 걱정이지만 무엇보다 좋은 건 원단의 촉감이다. 3계절용으로 사용하던 니모 녹턴의 촉감도 상당히 마음에 들었지만, UL 900을 경험하곤 그 촉감은 잊힐 정도. 그만큼 촉감이 좋다는 이야기다.
후드 고정은 버튼방식으로 간단하다
900g의 동계 침낭으로서는 정말 작은 패킹 사이즈라고 생각한다. 전에 사용하던 EXP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 UL900을 선택하게 된 가장 큰 이유 중에 하나이기도 하다. 이제 EXP는 오캠용으로만 쓰게 될 듯하다. 하지만 나는 아직도 더 따뜻하면서도 가벼운 침낭이 나오길 고대한다. 생긴 건 풋프린트 정도인데 덮으면 온돌방 느낌 나는 침낭 누가 좀 개발해주면 좋겠다. 나는 히딩크처럼 아직 배고프다.
김율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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