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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 오슬로 서쪽 릴사케르(Lysaker)는 현대적인 사무단지와 강변 산책로가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독특한 지역입니다. 이곳에 자리한 Norrøna House는 노르웨이 아웃도어 브랜드 노로나(Norrøna)의 철학과 기술, 그리고 북유럽 아웃도어 라이프스타일을 가장 입체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공간입니다.

외관은 오피스 빌딩처럼 소박하지만, 건물 안으로 들어서면 스토어·쇼룸·테스트룸·리페어 서비스·카페·클라이밍 센터까지 브랜드의 세계관이 실제 생활 동선 안에서 구현된 독특한 구조가 펼쳐집니다. 1층은 노로나의 대표 플레이 라인을 한눈에 경험할 수 있는 공간입니다.

 

  • lofoten – 스키·스노우 전문 하드셸
  • trollveggen – 알파인·클라이밍 기술 라인
  • falketind – 사계절 올마운틴·하이킹 중심
  • bitihorn, senja – 경량 트레일 러닝 및 활동적인 아웃도어 라이프용

 

노로나가 중요하게 여기는 ‘Loaded Minimalism™’ 디자인 철학처럼, 기능 중심의 구조와 간결한 전시 방식이 각 라인의 목적과 방향성을 명료하게 보여줍니다.

 

The Complexity of Simplicity : The essence of our design philosophy: Loaded Minimalism™ (필요한 기능은 모두 담되, 불필요한 요소는 제거하는 ‘밀도 높은 미니멀리즘’이라는 의미)

 

 

Repair Zone기술 장비를 고쳐 쓰는 북유럽식 실천

Norrøna House의 인상적인 지점 중 하나는 현장에서 실제 수선 작업을 운영하는 Repair Zone입니다. 이곳에서는 Gore-Tex Pro 재킷의 방수 지퍼 교체, 찢김·마모 패널 보수, 심테이프 재시공, 다운 제품 손상 수선 같은 고급 기술 기반의 수선이 가능합니다.

그리고 수선 장비와 공정 일부를 바로 옆에서 볼 수 있어 북유럽 아웃도어 문화의 실용성이 자연스럽게 드러납니다. ‘좋은 장비는 오래 쓴다’는 가치가 브랜드 공간 안에서 실제로 실천되는 부분입니다.

 

Norrøna Rental구매보다 체험에 가까운 방식

Norrøna House에서는 장비 수선뿐 아니라 Norrøna Rental(노로나 렌탈)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여행자나 단기 방문객이 고가의 하드셸·보온재킷을 구매할 필요 없이 필요한 기간만 대여해 사용할 수 있는 방식입니다.

대여 품목은 매장 구성에 따라 다르지만, 주로 고어텍스 하드쉘, 방풍·방수 팬츠, 보온재킷, 액티비티별 레이어링 세트 등 장비를 ‘소유’가 아닌 ‘경험’의 관점에서 접근하는 북유럽식 아웃도어 라이프스타일이 잘 드러나는 서비스입니다.

 

Storm Lab기능을 설명하는 대신 ‘느끼게 하는’ 공간

Norrøna House 내부에는 바람·비·습기를 재현하는 Storm Lab이 있습니다. Gore-Tex Pro, ePE Gore-Tex 등 다양한 하드셸 라인의 방수·방풍 성능을 실제 환경 속에서 체험해볼 수 있는 공간입니다.

노로나가 기술 브랜드로서 갖는 집중도와 제품 완성도를 어떻게 검증하는지를 가장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장치입니다. 설명보다 경험을 앞세우는 노르웨이식 실용 철학이 잘 드러나는 곳이기도 합니다.

 

카페 & 라운지브랜드의 역사와 철학이 머무는 공간

Norrøna House의 2층 카페와 라운지 공간은 단순히 커피를 마시고 쉬어가는 장소 이상의 의미를 갖습니다. 대형 창을 통해 Lysakerelva의 숲과 물길이 들어오고, 조용한 업무 단지의 분위기와 자연광이 겹쳐지면서 브랜드의 시간을 천천히 체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줍니다.

카페 한쪽에는 노로나의 아카이브 자료와 출판물, 역사적 제품 이미지와 브랜드 스토리가 자연스럽게 배치되어 있습니다. 하이킹, 스키, 클라이밍 등 다양한 활동 속에서 노로나가 어떻게 기술과 디자인을 확장해왔는지 공간 전체를 통해 읽으실 수 있습니다.

이 라운지 구역은 매장의 기능적 전시 공간과 달리 브랜드의 뿌리·철학·정체성을 차분하게 전달하는 역할을 합니다. 고어텍스 레이어링을 설명하는 직원들의 조용한 대화와 레퍼런스 북을 넘기는 방문객들의 움직임은 노르웨이 아웃도어 문화가 가진 ‘조용한 밀도’를 그대로 보여드립니다.

여유롭게 머무를 수 있고, 활동성과 기술 중심의 1층과 대비되는 정서적·문화적 중심축을 담당하는 공간으로서 Norrøna House라는 복합 공간을 하나의 경험으로 묶어주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Lysakerelva와 폭포자연이 건물 옆으로 스며드는 지형

Norrøna House 건물 바로 옆에는 Lysakerelva라는 강이 흐르며, 지형이 좁아지는 구간에서 물이 떨어져 작은 폭포 형태의 낙차가 만들어집니다.

건물 뒤편 산책로로 몇 걸음만 이동하면 물소리가 크게 들릴 정도로 가까워 비즈니스 공간과 자연의 경계가 거의 느껴지지 않습니다. 브랜드가 강조하는 ‘기능과 자연의 균형’이라는 메시지가 공간 자체로 설명되는 풍경입니다.

 

Gneis Klatresenter같은 건물에 위치한 대형 클라이밍 센터

Norrøna House가 특별한 또 하나의 이유는 Gneis 클라이밍 센터(Gneis Klatresenter)가 같은 건물 안에 함께 입주해 있다는 점입니다. 볼더링·로프 클라이밍·오토빌레이 등 다양한 루트를 갖춘 대형 실내 클라이밍 시설로, 노로나의 기술 중심 아웃도어 라인업과 클라이밍 액티비티가 동일한 생활 동선 안에서 연결됩니다.

건물 한쪽에서는 클라이밍을 하고, 또 다른 공간에서는 하드셸 테스트·수선·렌탈·카페를 이용할 수 있는 ‘아웃도어 라이프 허브’ 같은 구조가 자연스럽게 형성됩니다.

 

독립 브랜드들이 모인 Lysaker 아웃도어 클러스터

간판을 보면 Hestra, Devold, HEAD 같은 브랜드들이 Norrøna House와 같은 건물에 함께 표시되어 있는데, 이는 계열사 관계가 아니라 Lysaker 단지가 원래부터 아웃도어·스포츠 기업들이 모여 있는 집적지이기 때문입니다.

스웨덴 장갑 브랜드 Hestra, 노르웨이 전통 울 브랜드 Devold,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Head 등 이 건물 자체가 하나의 산업 클러스터이며, 브랜드 간 소속 관계가 아니라 ‘생활·비즈니스·아웃도어 문화가 밀집된 구조’라고 이해하는 것이 정확합니다.

 

한국 시장에서의 노로나여전히 덜 알려진, 그러나 가치 있는 브랜드

노로나는 북유럽에서는 아크테릭스·헬리한센과 함께 기술적 완성도를 인정받는 프리미엄 아웃도어 브랜드입니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아직 매장 접근성·정보 부족·가격 장벽 때문에 상대적으로 덜 알려져 있는 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Norrøna House 방문은 브랜드의 기능·철학·세계관을 단번에 이해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 되었습니다. 하이킹뿐 아니라 스키, 러닝, 클라이밍, 백컨트리, 여행 등 아웃도어 전반을 즐기는 사람에게 노로나는 충분히 탐색할 가치가 있는 브랜드입니다.

 

 

공간이 브랜드를 말하는 곳

Norrøna House는 ‘제품을 판매하는 매장’의 역할을 넘어, 기술·문화·수선·렌탈·체험·클라이밍·자연이 하나로 이어지는 아웃도어 라이프 플랫폼입니다.

완성도 높은 제품만큼이나 그 제품을 둘러싼 생태계와 철학을 보여주는 공간이기에, 오슬로를 방문하는 아웃도어 사용자라면 이곳은 충분히 목적지가 될 수 있는 장소입니다.

 

브랜드를 좋아하든, 아웃도어 라이프를 사랑하든 누구에게나 인상 깊은 경험을 남길 공간이며, 설령 직접 방문하지 못하더라도, 이 공간이 존재한다는 사실만으로도 노로나라는 브랜드의 가치는 더욱 선명해집니다.

Author

강선희
  • Chief editor
Photo kangsai | Fujifilm X-H2 + XF16-80m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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