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한의 장비로 최대 효율을 추구하는 울트라라이트 하이커에게 오토복스(Ortovox) 120 Comp Light Hoody는 더할 나위 없는 선택이었습니다. 이 옷은 체온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며 몸의 리듬을 무너뜨리지 않았습니다.
이 옷은 단순히 땀을 흡수하고 말리는 기능성 베이스레이어가 아니라, 체온과 피로, 그리고 쾌적함의 균형을 정밀하게 설계한 시스템에 가깝습니다.
경량이라는 단어를 자주 쓰지만, 이 제품의 가벼움은 단순한 무게 절감이 아니라 신뢰할 수 있는 가벼움이었습니다. 초경량이지만, 결코 허투루 가볍지 않았습니다.
오토복스 120 콤프 라이트 후디는 이름 그대로 120 g/m²의 경량 원단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원단은 70% 메리노 울 + 30% 폴리아미드의 혼방으로, 천연 섬유의 온도 조절 능력과 합성 섬유의 내구성을 완벽히 결합했습니다.
오토복스의 ‘Body Mapping’ 기술은 체열 분포에 따라 원단의 니팅 구조를 다르게 적용합니다. 예를 들어 흉부와 등 부위에는 보온성이 강화된 니트 구조를, 겨드랑이와 옆구리에는 통기성을 높인 메시 조직을 사용해 활동 중에도 쾌적한 상태를 유지합니다.
무게는 140g으로, 손에 들면 매우 가볍습니다. 그리고 입는 순간 신체와 하나가 되는 느낌을 제공합니다. 착용 시 몸을 타고 흐르는 실루엣은 기능적인 압박감보다는 안정적인 지지력을 제공합니다.
심리스(Seamless) 니팅 기법으로 제작되어 봉제선이 거의 없으며, 장시간 착용에도 마찰이 느껴지지 않아 거슬림이 없습니다.
180cm 76kg 남성용 XL 착용
사이즈는 XL을 착용하였습니다. 컴프레션 기능이 있어 일반적인 L 사이즈를 입었을 때 다소 타이트하게 느껴졌습니다. 체중이 약간 증가한 상태였기에 편안한 핏을 위해 한 사이즈 업한 XL을 선택했습니다 마찬가지의 이유로 여성의 경우 L사이즈를 착용하였습니다.
158cm 54kg 여성용 L 착용
몸매가 좋은 분들이라면 단독 착용에도 무리가 없겠지만, 저 같은 경우에는 약간의 부담감이 있었습니다. 이 옷은 그런 의미에서, 하이킹의 ‘준비 상태’를 점검하게 만드는 옷이기도 합니다.
단독 착용이 가능하지만, 전문 아웃도어용 베이스레이어라는 점에서 일상복처럼 활용하기에는 다소 제한적일 수 있습니다.
후드는 바라클라바 형태로 설계되어 눈 부위를 제외한 얼굴 전체를 감쌉니다. 입 부분에는 통기성을 위한 처리(호흡 패널)가 되어 있어 장시간 착용 시에도 숨쉬기 편안합니다.
후드를 벗으면 자연스럽게 넥 워머 형태로 변형되어 목을 따뜻하게 보호합니다. 다만 이때 목 부분이 살짝 답답하게 느껴질 수 있는데, 이는 밀착형 베이스레이어의 구조적 특성으로 볼 수 있습니다.
테스트 기간 동안 멀티데이 하이킹은 진행하지 못했지만, 방취성 테스트를 위해 세탁 없이 연속 착용했습니다. 과거 TMB 트레킹 때 사용했던 150 Cool Brand T-Shirt의 기억처럼, 이번에도 메리노 울의 방취 성능은 인상적이었습니다. 며칠간 연속 착용 후에도 체취 외에 불쾌한 냄새는 거의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속건성 역시 훌륭합니다. 완전한 속건형 합성섬유보다는 조금 느리지만, 체온을 뺏지 않으며 자연스럽게 건조되는 느낌입니다. 활동 중 젖은 상태에서도 급격히 차가워지지 않고, 오히려 체온을 안정화시키는 울 특유의 흡착열 작용이 체감되었습니다.
짧은 테스트 기간 동안 눈에 띄는 손상은 전혀 없었습니다. 배낭 어깨끈과 지속적인 마찰에도 보풀이나 원단 손상은 거의 없었으며, 니팅 조직의 탄성도 안정적으로 유지되었습니다. 이는 메리노 울과 폴리아미드를 결합한 복합사 구조가 내구성 확보에 기여하기 때문입니다.
다만 한 가지 우려되는 점은 ‘핏 유지 능력’입니다. 이 옷은 밀착형 구조라 시간이 지나면 형태가 약간 늘어날 가능성이 있습니다. 현재까지는 문제가 없었지만, 장기적으로는 이 부분을 더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함께 테스트한 여성용 150 Essential Sports Top은 48% 메리노 울, 30% TENCEL™ Lyocell, 14% 나일론, 8% LYCRA® Elastane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 스포츠 탑은 120 Comp Light Hoody와 매우 이상적인 조합을 이룹니다. 부드러운 메리노 울의 촉감이 피부를 감싸주고, Tencel의 시원한 촉감이 체온 상승을 완화합니다. 가벼운 압박감은 움직임을 안정적으로 잡아주며, LYCRA가 포함되어 있어 장시간 착용 후에도 형태가 잘 유지됩니다.
두 제품을 함께 착용하면 ‘울트라라이트 하이킹 시스템’으로 완성됩니다. 기능적으로는 통기성과 체온 조절이 상호 보완되고, 감각적으로는 울 특유의 포근함과 텐셀의 냉각감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집니다. 이 조합은 여름 고산지대 하이킹이나 일교차가 큰 구간에서 특히 효과적입니다.
Ortovox 120 Comp Light Hoody는 단순히 가볍거나 따뜻한 옷이 아닙니다. 몸의 열, 습도, 움직임을 정밀하게 관리하는 베이스레이어로서 설계되었습니다. 가벼움과 내구성, 통기성과 보온성이라는 상반된 요소의 균형을 섬세하게 잡아냅니다.
여러날의 여정이라도 한 벌로도 충분할 정도로 방취성과 속건성이 뛰어나며, 체온조절 능력 또한 믿을 수 있습니다. 단, 컴프레션 특성상 사이즈 선택에 주의가 필요하며, 장기 착용 시 핏 유지에 대한 관찰이 필요합니다.
가격은 다소 높은 편이지만, 원단 구성과 완성도를 고려하면 납득할 만한 수준입니다. 장비를 최소화하고 효율적인 시스템을 추구하는 하이커라면, Ortovox 120 Comp Light Hoody는 투자할 가치가 있는 베이스레이어입니다.
상의에 만족한다면, 같은 시리즈의 하의 또한 겨울철 베이스레이어로 활용하기에 좋은 선택이 될 것입니다.
Shelter / Tarp
HEIMPLANET MAVERICKS, BLUE ICE
얼음 위에서 완성된, 인플레이터블 지오데식 돔의 정점
Backpacking Tent
Samaya Instant 2 Tent Review
초경량, 자립식, 2인용 텐트 사마야 인스턴트 2 리뷰
Battery & Charger
NITECORE Carbo 10000 Gen2 Review
하이킹 전력 시스템의 완성형 보조배터리
Hiking Shoes
LOWA Maddox Pro GTX LO SL Review
도심과 트레일의 경계 위에서, ‘균형’을 고민하다. 로바 매독스 프로 리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