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크테릭스(Arc'teryx) 베타 LT는 잠시 중단되었다가 2021년 다시 등장하면서 큰 변경이 있었습니다. 가장 큰 변화는 기존의 Gore-Tex Pro에서 표준 3L Gore-Tex로 변경된 것으로 더 이상 브랜드의 하이엔드급 모델은 아닙니다. 따라서 가격 역시 국내 소비자가격 기준 77만 원에서 60만 원으로 낮아졌습니다. 기존 대비 다운그레이드 된 내후성과 내구성이지만 우리가 쉽게 접할 수 있는 야외활동 영역에서는 여전히 강력한 보호 능력을 발휘하며, 이제는 그런 사용자를 대상으로 하는 재킷이 되었습니다.
고어텍스의 최고급 Gore-Tex Pro에서 표준 3L Gore-Tex로 변경됨에 따라 고강도 액티비티 활동에서 맞이할 수 있는 내구성은 다소 떨어졌을지 모르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의 보호 성능을 발휘합니다. 공교롭게도 베타 LT를 착용하는 대부분의 시간 동안 지속적으로 비가 내렸으며, 강풍을 동반한 경우도 있었지만 베타 LT는 비와 바람을 모두 효과적으로 차단하였습니다.
원단의 다운그레이드가 오히려 개선된 부분으로 작용한 것이 있는데 기존 고어텍스 프로 대비 주름이 적고 조용합니다. GORE C-KNIT가 적용된 제타LT 만큼은 아니지만 마찬가지로 부드럽고 가벼운 느낌의 편안한 착용감을 줍니다. 라이너의 터치감도 불쾌감 없이 만족스러운 수준이었습니다.
베타 LT의 스톰후드(StormHood)는 머리 뒤를 비롯해 양쪽 목까지 조절이 가능해 더욱 섬세한 피팅이 가능합니다. 후드의 챙은 잘 고정되어 면적이 넓어 비가 내릴 경우에도 시야를 방해하지 않습니다. 브랜드의 다른 재킷의 스톰 후드처럼 편안하고 잘 작동하기 때문에 마찬가지로 좋아하는 포인트 중 하나입니다. 또 드로 코드를 조절하는 코드락은 장갑 친화적인 형태로 조작이 쉽고 편한데 작은 부분이지만 좋아하는 디테일입니다.
고어텍스 프로를 사용한 이전 세대만큼의 내구성을 신뢰할 수는 없지만 하이킹 수준의 활동에서 충분한 내구성을 갖추고 있습니다. 잡목이나 바위 구간 등을 지날 경우 마찰 시에 특별한 대미지를 남기지 않았으며, 베타 LT 내구성 수준에 만족합니다. 더 고강도 활동에 사용하는 하드쉘이 필요할 경우 고어텍스 프로가 사용된 베타 AR 또는 알파 AR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 아크테릭스 제품의 대부분은 잘 만들어지며, 품질에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가 거의 없습니다. 베타 LT도 마찬가지로 모든 구성요소가 잘 만들어졌고 좋은 디테일을 가지고 있습니다.
베타 LT의 통기성은 생각보다 좋았습니다. 이전에 리뷰한 제타 LT와 동시에 테스트를 하지 않았지만 비슷한 수준의 느낌을 받았습니다. 제타 LT에는 없는 피트 지퍼(Pit Zip)가 적용되었기 때문에 필요한 상황에 효과적으로 뜨거워진 내부 공기를 배출하고 건조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여름을 제외한 계절에 사용할 수 있는 통기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Pit Zip
베타 LT의 남성용 M사이즈의 실제 측정 무게는 394 g으로 브랜드 사양 395 g과 거의 일치합니다. 피트 지퍼의 적용을 고려하면 역시 가벼운 무게입니다. 수납은 후드를 이용해서 잘 포장되고, 원단이 유연하기 때문에 배낭 내부나 외부 포켓 등에 접어서 수납하기도 편리합니다. 비교적 가벼운 무게와 수납이 가능에 휴대가 용이합니다.
베타 LT 2021의 또한 가지 변화는 내부 포켓의 삭제입니다. 외부에 두 개의 핸드 포켓 외에는 추가 주머니가 없습니다. 수시로 열고 닫게 되는 핸드 포켓에 중요하거나 사용이 빈번하지 않는 소품을 보관하기에 좋지 않아 재킷의 내부 포켓은 꽤 효과적인데 이것은 이 재킷의 거의 없는 단점 중 하나로 작용합니다.
베타 LT의 핸드 포켓은 힙벨트 친화적이지는 않습니다. 힙벨트를 착용상태에서 주머니에 접근하려면 벨트 연결을 해제해야하는 불편함이 있는데 일반적인 위치기 때문에 다양한 상황을 고려하면 사용자에 따라 장단이 있습니다.
제타 LT의 핸드 포켓은 힙벨트 친화적이다.
재킷의 모든 지퍼는 슬라이더에는 RS(Rain Shield)가 적용되었습니다. 이 지퍼 슬라이드는 레인 실드란 이름처럼 지퍼 부위에서 발생할 수 있는 누수를 방지합니다. 우리는 추가로 지퍼 상당의 개구부에 인위적으로 물을 뿌려 테스트를 진행했습니다, 그 결과 강하지 않은 일정한 수압에는 내부가 젖지 않았으며, 강한 수압에는 약간의 습기가 유입되는 것을 확인하였습니다. 이것은 지퍼, 지퍼 슬라이더, 원단 내수압의 한계점 등 복합적인 요인으로 보입니다. 결과적으로 베타 LT의 핸드 포켓은 일반적인 강도의 대부분의 비가 내리는 상황에서 주머니 내부의 내용물을 잘 보호합니다만 이것은 완벽하지는 않습니다. 따라서 방수성이 없는 귀중품을 보관하는데 주의해야 합니다.
사이즈는 최근에 테스트된 아크테릭스의 다른 제품과 동일하게 남성용 M사이즈, 여성용 S사이즈를 착용하였고 마찬가지로 잘 맞았습니다. 베타 LT는 트림(Trim) 핏이지만 제타 LT에 비해 덜 슬림 합니다. 베타 LT가 레이어링 시 미드 레이어의 수용력이 더 좋습니다. 쉽게 말해 덜 답답합니다. 하지만 두꺼운 미드 레이어가 필요한 경우(예를 들어 아톰 LT 이상으로 두꺼운) 베타 AR, 알파 AR 같은 레귤러 핏을 선택하는 것이 더 좋습니다. 레귤러 핏은 몸통에 더 큰 공간을 갖습니다.
하지만 이와 같은 모델은 더 많은 비용이 발생하므로 추가적인 커버리지를 위해 오버사이즈를 고려할 수도 있습니다. 테스트한 여성 모델의 경우 베이스 레이어만 착용하기에는 베타 LT 여성용 S사이즈는 오버 핏이었습니다만 보온 재킷을 레이어링 하기에는 적절했습니다. 베이스 레이어의 단독 착용 기준으로는 XS 모델이 잘 맞지만 이 경우에는 보온용 미드 레이어의 착용에 어려움이 있습니다. 실제로 트림 핏의 알파 SL XS는 베이스 레이어만 착용이 가능합니다. 따라서 주로 착용하는 계절에 맞는 적절한 사이즈 선택이 필요합니다.
아크테릭스는 환경 보호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기 위해 bluesign®의 파트너가 되었으며, 블루사인은 모든 공급 단계에서 작업자와 소비지가 안전하고 친환경적인 재료를 사용한다는 의미입니다. 베타 LT 역시 블루사인 인증 소재가 사용되었습니다. 아크테릭스의 지속 가능성 관련 사항은 다음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베타 LT는 하드쉘로써 우수한 보호 성능을 제공하면서 가볍고, 수납성이 좋아 언제든 사용하기 적합한 쉘로 국내 환경에서 알맞은 포지션을 갖고 있습니다.
제타 LT와 함께 사용해 본 결과 유사한 포지션에 위치하고 있기는 하지만 가격이 국내 정가 기준 60만 원 정도로 제타 LT 대비 낮은 비용입니다. 브랜드 내에서 볼 때 가성비가 좋은 고성능 레인 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트림 핏 치고는 미드 레이어 수용력이 좋아 보온 재킷으로 레이어링이 필요한 계절에 착용하기에 적절합니다. 이전 세대의 베타 LT에 비해 주름이 적고 조용해 편안한 착용감을 주는 부분이며, 피트 지퍼 적용으로 통기성을 더 확보할 수 있는 점도 마음에 듭니다.
대부분의 아크테릭스 쉘처럼 베타 LT 역시 잘 만들어지고 신뢰할 만한 내구성으로 오랫동안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지속 가능성 측면으로 좋은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친환경 소재의 사용 보다 장기간 사용할 수 있도록 제품을 만드는 것은 더 중요합니다.
다운그레이드 되었지만 포지션의 변경이라고 하는 게 더 맞을 것입니다. 고강도 야외 활동을 제외한다면 일반적인 사항에서의 고성능 쉘을 찾는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유행을 타지 않는 심플한 디자인은 타운에서 착용하기에도 괜찮기 때문에 야외활동과 일상의 전환이 패러다임인 요즘과 같은 시대에 오랫동안 활용될 수 있는 다재다능한 재킷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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