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오스트리아 생 안톤 ST. Anton)에서 진행된 아크테릭스 프리라이드 아카데미에 참여하였다. 아크테릭스 프리라이드 아카데미에 이전 기사를 참고

 

아카데미에 참여하기 몇 주 전 생 안톤에서 스키 투어를 했기에 어느 정도는 마을이 눈에 선했다. 아크테릭스가 진행하는 행사인 만큼 화려하고 거대한 부스 그리고 마을 전체를 페스티벌의 분위기로 압도할 것이라고 생각하였다. "근데 갈칙반(Galzigbahn)엔 그럴만한 장소나 광장이 없을 텐데"라며 반신반의하며 뮌헨에서 생 안톤으로 향했다.

갈칙반에 도착하자 보이는 시조새 로고. 두근거리며 이게 끝이 아닐거야라고 생각하며 더 큰 부스를 찾았지만 이게 끝이었다. 생각보다 작은 규모의 부스였다. 유럽에서 이 정도의 입지밖에 안되는 것인가? 실소가 나왔다.

 

더 빌리지라는 이름으로 행사가 진행되는 광장에는 고프로, 아토믹, 예티의  3 x 3 부스가 한 동씩 있었고 아크테릭스의 리버드 센터, 음료와 핑거푸드를 사먹을 수 있는 가게 그리고 스키, 스노보더들을 위한 작은 공간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정녕 여기가 아크테릭스가 그렇게 홍보하던 아카데미인 것인가 싶었다.

 

행사는 목요일부터 시작되었지만 우리는 토요일, 일요일 양일의 세션을 신청하였고 토요일은 저녁에 진행되는 세 개의 프레젠테이션 세션을 신청하였기에 그전까진 자유 스킹을 하였다.

 

스킹을 마치고 다시 마을로 돌아오자 BD에서 근무하며 액션 샷과 인스타그램으로만 보던 선수들이 마을 주변과 광장에 지나다니고 있었다. 오전과 다르게 더 빌리지에는 인산인해를 이루며 그날 겪은 허풍이 가미된 무용담을 나누는 스키어와 스노보더들로 가득했다.

프리라이더 아카데미 로고 컵에 담긴 맥주

컵은 가져갈 수도 있고 반납하면 1 유로를 돌려준다. 하지만 아무도 반납하지 않는지 카운터에는 제발 컵을 돌려 달라고 쓰여있었다.

 

리버드 센터에서 어패럴의 수선, 관리 방법에 대해 상세하게 설명해 주었다.

 

우리가 신청한 저녁 세션은

  1. Hoji's Hacks (Hjorleifson에게 배우는 스키 투어 노하우와 꿀팁들)
  2. Film Night
  3. Bird Party

1,2번의 세션은 파이어사이드 챗(Fireside chat) 분위기에서 진행되는 프레젠테이션이었고 3번은 애프터 파티다.

 

호지 핵스 (Hjorleifson에게 배우는 스키 투어 노하우와 꿀팁들) 세션은 신청 당시 스키 투어 꿀팁을 배울 수 있다고 설명되어 있어 신청했었는데 현장에서 "호지와 함께하는 토크쇼"라는 이름으로 변경되어 있었다. 투어 꿀팁 대신 브랜드와 후원 선수가 어떤 식으로 제품을 연구 개발하여 소비자에게 공급되는지 프로세스를 알 수 있었다. 기대했던 정보를 얻을 수 없었기에 못내 아쉬웠지만 평소에 관심있었던 주제였기에 나름 흥미로웠다.

이후 진행된 필름 나이트, 여성과 모험이라는 주제로 총 4편의 필름을 상영하였고 상영이 종료되면 출연한 사람들이 연사로 나와 청중과 소통하였다. 그중 가장 인상 깊었던 필름은 애터스5(Æther 5)로 스펜서 오브라이언(Spencer O’Brien)이 깊은 파우더에서 스노보드를 타는 모습을 슬로모션으로 촬영한 영상인데 사운드와 빛 그리고 흩날리는 눈발이 마치 무중력 상태의 우주를 회유하는 고래 같았다. 정말 아름다웠다. 그녀는 2016 X 게임 챔피언이자 올림픽에 2번이나 출전한 선수이다. 3년 전 부터 백컨트리의 매력에 매료되었다고 한다.

 

아크테릭스 유튜브에 공개된 풀영상

 

이렇게 필름 나이트가 종료되었고 장소를 옮겨 버드 파티에 참석하였지만 내일 풀 타임으로 진행될 파우더 세션을 위해 분위기만 살펴보고 숙소로 복귀하였다. 그렇게 아크테릭스 프리라이더 아카데미의 첫날을 마무리하였다.

 

그동안 내가 기획하고 진행했던 이벤트는 어땠는지 생각해 볼 수 있었다.

 

아크테릭스 프리라이드 아카데미는 비주얼을 최우선으로 중시하고 대중을 모아 재고를 판매하고 그 숫자를 흥행의 지표로 삼는 내가 그동안 참여해 봤던 이벤트와는 다른 모습이었다. 여기선 서로의 경험을 공유하고 유저들에게 영감을 주고 그것들로 하여금 산에서 더 나은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브랜드의 역할로 생각하는 것 같았다. 여기서만큼은 말이다. 단순 업무 경력이나 텍스트로 배운 지식으로도 이벤트를 기획할 수 있지만 유저들에게 어설픔은 숨길 수 없다. 행위의 참여, 문화에 대한 애정 그리고 관심이 있어야만 유저들과 강한 유대감이 형성할 수 있다는 것을 체감했다. 이런 진정성이 아크테릭스에 열광하고 전 세계에서 프리라이드 아카데미로 모여들게 한게 아닐까?

 

내가 겪은 이벤트들이 저급하다거나 이곳이 우월하는다는 뜻은 아니다. 이익이 있어야 이벤트도 가능하고 선수후원도 가능하니까. 정말 어려운 문제이고 정답은 없는 것 같다. 

Author

김우경
  • Climber, Backcountry skier
Photo wooowang

'ARC'TERYX Freeride Academy' 시리즈 보기

  • 1. 아크테릭스 2024 프리라이드 아카데미 이야기 EP2. Powder skiing Essentials
  • 2. 아크테릭스 2024 프리라이드 아카데미 이야기 EP1. 아카데미의 첫날
  • 3. ARC'TERYX Freeride Academy

최신 기사

  • Backpacking Packs

    [Review] Black Diamond Beta Light 30 Pack Review

    블랙다이아몬드 베타 라이트 30 배낭 리뷰

  • Trail Running Shoes

    KOLON SPORT TL-1 Trail Running Shoes

    코오롱 스포츠의 첫 트레일 러닝화 TL-1 출시

  • Rain Jackets

    [Review] Black Diamond Highline Stretch Shell Review(2024)

    블랙다이아몬드 하이라인 쉘 리뷰

  • Food

    OPEPPER x BETTER WEEKEND bbuchu Outdoor Kit

    베러위켄드, 오페퍼 뿌추 아웃도어 키트 출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