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때부터 아버지와 함께 바위 등반을 통해 클라이밍을 시작하여 현재는 대한민국에서 프로 선수로 활동하고 있는 그는 본인의 최고 그레이드 5.15a(9a+)의 루트를 도전하기 위해 스페인 마르갈레프로 원정 등반을 떠나게 됩니다.
Last Ray는 그가 도전하는 루트 이름인 'First Ley'에서 영감을 받아 기획한 프로젝트이며, '마지막 빛'이라는 의미로 결과와 상관없이 끊임없는 열정을 보여준 이민영 선수의 도전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다음은 이민영과의 인터뷰 전문입니다.
되게 뭔가 여기 스페인에 한 7년 만에 왔는데 바르셀로나에서 차 타고 오면서 느낀 건 야자수도 있고 그래서 유럽 같지는 않아요.
스페인 계획을 세우게 된 건 9월에 모스크바 세계선수권 대회를 나갔다가 일정이 끝날 때쯤에 현빈이 형께서 먼저 민영아 같이 등반하러 갈래? 하고 먼저 얘기를 해주셔서 좋죠. 형님 하고 그렇게 계획을 하게 되었어요.
세계적으로 등반지가 제일 많은 나라를 손에 꼽자면 단연 1순위로 스페인이 들어가는 게 맞고 그만큼 고난도 루트들도 가장 많고 여러 가지 스타일을 접해볼수 있는 등반지가 되지 않을까?싶어서 스페인 마르갈레프를 선정해서 이번에 락트립을 준비하게 되었어요.
First Ley는 15미터 정도 되는 높이에 루트고 본연의 루트인 First Round First Minute (5.15b)라는 루트가 정말 멋있는 루트고 그 루트에서 살짝 파생된 루트인 First Ley를 도전함으로써 그 루트를 완등하고 그 이후에 First Round First Minute를 병합해서 같이 도전해 볼 생각이 있었죠.
니바를 걸고 진행하는 동작에서 처음에 애를 많이 먹었던 것 같아요. 니바 감이 깊이감이 깊고 넓은 홀드에 편하게 니바를 거는 게 아니라 무릅 살짝 윗 부분 정도 걸칠만한 그 정도 넓이에 니바를 처음 걸어보다 보니까 힘이 어떻게 실려야 되는지 몰라서 많이 애를 먹었죠
그 짧은 구간 안에 동작 수가 되게 많았어요. 발을 이동하고 홀드를 잡고 하는 동작 수가 상당히 많았던 것 같고 매우 섬세해야했기 때문에 어려웠어요. 어떻게 보면 저는 스타트부터 계속 어려웠던 것 같아요.
크림프 홀드도 있고 포켓 홀드도 있고 핀치 홀드도 있고 한데 이게 다 정방향의 홀드가 아니라 다 무조건 세워져 있는 홀드 크림프를 잡더라도 세워져있고 포켓 홀드를 잡더라도 세워져있고, 그래서 몸이 누워지는 동작이 많았어요. 그리고 이두근에 힘이 많이 들어가서 사실상 루트가 짧으니까 등반을 한 번 했을 때 전완근에 펌핑이 나는 것보다 이두에 펌핑감이 많이 왔어요.
마지막 크럭스 부분에 있는 투파라고 해서 핀치 부분들은 한국에서 많이 생소한 스타일이어서 그런 홀드를 잡을 때는 신선함을 느낄 수 있었죠.
처음에 루트 시도했을 때는 너무 재밌었어요. 그냥 등반을 하고 있다는 게 너무 즐거웠던 것 같고, 니바 부분을 풀어내지는 못했지만 그 외에 모든 동작을 거의 완벽하게 풀어냈다고 생각하고 완등 지점까지 갔다가 내려왔고 그래서 그런지 조금 더 흥분을 했던 것 같아요. 이 루트는 무조건 한다 일주일이면 된다. 이 생각이 컸어요.
프로젝트를 등반하는 사람으로서 간다면 확실한 서포터가 필요한 것 같아요. 빌레이를 봐주던 운전을 해주던 밥을 해줄 수 있는 분이던 그런 서포터가 정말 가장 중요하다고 이번에 느꼈어요.
현빈이 형님이 운전도 하시고 빌레도 보시고 하면서 제 생각에는 그렇게 지내다 보면 아무래도 피로감이 많이 쌓이다 보니까 루트에 더 집중하기는커녕 스스로는 별로 안 피곤하다 느낄 수는 있지만 이게 알게 모르게 피로감이 쌓일 거라고 생각이 들어요.
저는 운전도 할 줄 모르고 하다 보니까 집에서 하는 일이라도 더 숙소에서 하는 일이라도 더 해야 된다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뭔가 조금이라도 더 도움이 돼야 된다는 생각이 컸어요.
등반 5일차 정도 기간으로 따지면 스페인 도착하고 10일 정도 됐을 때 그 마지막 크럭스 홀드 잡다가 떨어졌었거든요. 이거 진짜 완등 며칠 안 남았다 이 생각을 했어요. 그때 처음에는 솔직히 얼마 안 되는 기간 내에 그 부분까지 가서 아쉬움보다는 '아 진짜 금방 할 수 있겠다. 완등 얼마 안 남았다'이런 생각이었고 기분이 좋았죠.
하지만 그 이후로는 자잘한 부상 때문에 거기까지 못 가는 경우도 너무 많아졌고 그러면서 스트레스도 많이 받고 열 손가락 중에 여섯 손가락은 다 찢어졌어요. 클라이밍 테이프를 풀고 해야지 될까 말까 한 지경인데 테이프를 감고서 등반을 해야 되니까 손의 상처는 잘 안 아물고 그렇다고 마냥 쉴 수는 없고 초조하니까 등반을 하면서 동작이 안 맞는 거예요.
실패만 거듭하고 하루하루 '오늘도 못했네' 또 '오늘도 못했네' 처음 생각했던 건 일주일이면 할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을 그 기간이 넘어가고서는 계속 같은 날을 반복하다 보니까 텐션이 많이 떨어지기도 하고 그랬어요. 진짜 까다로운 루트라고 생각이 드는 게 루트가 워낙 짧고 굵은 느낌이 있다 보니까 모든 퍼즐이 한 번에 맞아 들어가지 않는 이상 그걸 이겨내기가 어려웠어요. 그래서 어떨 때는 진짜 등반을 하면서 다음 홀드를 가려고 하는데 힘이 있는데 갈 수가 없었어요 움직일 수가 없었어요.
자만하면 안 되는 것 같아요.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거랑 결과적으로 해낸다는 게 차이가 진짜 큰 거 같아요. 이건 무조건 해 이건 스스로 느낄 수 있죠. 자만하고 느슨해지면 안되요. 즐길 수는 없는 거죠 단순히 목표한 바가 있었으니까 프로젝트 등반이 정신건강에 좋은 것 같지는 않아요.
마지막 날 첫 번째 판은 거의 웜업 수준으로 다른 루트 안 하고 바로 15a First Ley를 붙어서 텐션 받으면서 동작 다시 한번 감 익히고 홀드 한 번씩 살짝 잡아보고 하는 식으로 웜업을 진행 했는데 그러고 나서 비가 오기 시작했어요. 비가 조금 오기 시작하면서 어느 정도 습도가 생겨서 바위가 살짝 미끄러웠어요. 그리고 또 쓰던 발 홀드도 깨져서 동작 또 새로 찾아야 했고, 쉽지 않았죠.
'마지막까지 도와주지 않는구나'
슬펐죠. 물론 마지막까지 포기는 안 했지만 완등을 못할 수도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서 조금 더 편한 마음으로 등반을 하려고 했고, 그때부터는 락트립을 왔다는 그런 느낌으로 내가 이 루트를 하고 있다는 것에 대한 즐거움을 갖자라고 생각했어요.
내가 영상으로만 봤던 루트잖아요. 근데 이 루트를 내가 이렇게까지 열심히 도전하고 있다는 것에 대해서 스스로 대견하다고 생각을 하고 싶었어요. 이런 도전을 하고 있다는 것에 대해서 그러면서부터는 '내가 이 루트를 하는 것에 대해서 그냥 즐겁게 받아들이자' 이런 마인드를 갖고 했어요.
그렇게까지 랜턴을 끼고서 그 어두운 환경에서 등반을 해본 경험도 없었고, 하지만 그 와중에도 그렇게 해 볼 수 있다는 게 색다르게 재미있는 요소였어요. 스스로는 처음 해보는 경험이기도 하고 내가 머지않아 다시 이곳으로 돌아와서 이 루트를 해내겠다는 마음으로 등반을 했어요. 마지막을 좀 편하게 마무리하고 싶었던 것 같아요.마지막까지 그렇게 부담 갖고 하고 싶지도 않았고 마지막을 좋게 마무리하고 싶었던 거죠.
어떻게 보면 스스로 갖는 부담감이 있었던 것 같아요. 나다운 등반을 못 풀어내서 조금 더 많이 아쉬웠어요. 저는 스스로 프레셔를 만들어서 가둬두는 성향이어서 조금 더 즐기지 못한게 너무 아쉬웠어요. 앞으로 더 많이 나가봐야겠다. 더 많이 나가서 더 많이 접해보고 '아 여기는 이런 게 있구나' 그것들을 접해봐야지 한국에서도 제가 뭘 해낼 수 있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저의 신체 나이로써 어려운 동작들을 해 낼 수 있는 나이대가 있다 보니까 한동안은 계속 프로젝트성의 등반 여행을 떠나지 않을까 싶어요.
원래는 2022년 4월에 다시 스페인에 갈 계획이었지만 현재 코로나와 전쟁 이슈로 인하여 잠시 미뤄지고 있는 상황이에요. 상황이 진정되면 바로 떠날 계획입니다.
신동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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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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